게임업계의 양대산맥인 일본의 닌텐도와 세가사가 "논(NON)패키지 서비스"라 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논패키지는 말그대로 팩을 이용하지 않는 것, 즉 온라인전송을 통해 게임을 할 수 있게 한다. 양사는 성장성 이 기대되고 있는 위성방송과 케이블TV를 각각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소프트웨어사업과의 마찰등으로 아직은 정상궤도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경비즈니스"지 최근호에 실린 양사의 사업현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주>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새 주민이 이사왔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찾아가볼까요. 위성방송 사회자의 목소리가 이같이 울린다. TV화면에는 롤 플레잉게임 RPG 의 무대와 비슷한 가공의 거리 "BS-X"가 비춰진다. 청취자는 즉시 슈퍼패미컴의 컨트롤러 패드를 조작、 자신이 선정한 화면상의 캐릭터를 움직여 거리 탐색에 나선다. 이 때 사회자는 새 주민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눈다. 청취자는 그 대화를 힌트로 화면상에서의 거리 탐색을계속해 간다.
이러한 의사양방향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위성데이터방송이 지난달 말부터 개시됐다. 이 방송을 하는 곳은 닌텐도와 위성디지털음악방송 "센 트 기가". 방송위성(BS)을 사용、 디지털화한 데이터를 방송한다. 현재 위성 방송에는 NHK2채널、 와우와우(일본위성방송)등 TV방송 뿐아니라 PCM음성방송 이라는 디지털음성의 라디오방송이 있다. 센트기가도 그중 하나다.
데이터방송은 음성방송에서 비어 있는 "독립데이터영역"을 사용해 일본 전역 에 방송된다. 수신하는 데는 슈퍼패미컴과 BS수신기기 이외 닌텐도가 판매하는 위성방송어댑터 "새틀라뷰"세트가 필요하다.
이 방송의 꽃은 매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3시간동안 방송되는 슈퍼패미컴아워 . 이것은 센트기가의 음성방송과 데이터방송을 연계시킨 프로그램인데 닌텐도는 이를 위해 연간 20억엔에 달하는 돈을 센트 기가에 지불한다. 청취 는 무료다.
방송 내용은 라디오사회자와 함께 하는 게임이나 퀴즈、 사진등으로 구성되는 20페이지정도의 전자매거진등이 중심이다. 오는 7월부터는 신작게임소프트웨어의 일부나 명작게임의 주요부분을 실제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플레뷰 도 새 프로그램으로 첨가될 예정이다.
닌텐도가 게임 일부만 방송하려는 것은 주수익원인 패키지소프트웨어사업에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이윤폭이 큰 사업을 절대 위협하는 일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세는 닌텐도측이 "이번 사업의 목적은 게임전송사업이 아니고 게임 선전"이라고 밝힌 데서도 잘 드러난다. 즉 데이터방송은 기존의 패키지사업 을 지원하는 정도로 성격이 매겨지는 셈이다.
그렇다고 닌텐도가 이것만을 위해 연간 20억엔의 거금을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이밖에도 몇개의 목적이 더 있다.
그 하나는 인재양성이다. 멀티미디어시대의 총아인 "디지털"과 양방향성이갖춰진 "슈퍼패미컴아워"를 이용、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창조할 인재를 찾는것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양방향 소프트웨어의 발표장등을 계획중이 다. 또 하나의 목적은 데이터방송을 이용한 패키지게임소프트웨어의 유통이다.
이번서비스를 유료화하면 닌텐도는 전파를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물론 디지 털데이터로 된 정보를 유통시키는 시스템에 대한 엄청난 권한을 지닐 수 있다. 이 결과、 패미컴용 소프트웨어에서 제조.유통을 장악、 이익률높은 사업을 전개한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위성사업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국 위성데이터방송은 닌텐도에는 위성사업 그 자체의 이익과 패키지게임사업의 지원을 통한 자사의 영향력 제고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 주는묘책인 셈이다.
닌텐도의 위성이용, 데이터방송에 대해 경쟁사 세가는 케이블TV를 이용한 게임분배로 새로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양사의 큰 차이는 닌텐도가 위성방송을 이용 게임 데이터를 일부만 송신하는 것에 대해 세가측은 케이블TV를 경유、 게임을 통째로 송신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케이블TV 1、 2위업체인 텔레커뮤니케이션즈(TCI)、 타임워너(T W)와 함께 세가 채널을 설립、 이미 사업에 착수했다. 일본에서는 CSK、 이토추상사 스미토모상사등과 함께 세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즈(SDC)를 설립 、 지난해 7월부터 게임배신사업에 들어 갔다.
SDC의 수신을 위해서는 케이블TV배신망과 연결된 전용 카세트를 세가의 16비 트 게임기 메가드라이브에 세트한다. 전용 카세트 임대료 6백엔을 포함 매달 2천8백엔을 지불하면 30개 타이틀의 게임을 24시간 즐길 수 있다. 게임전송 사업에서 세가의 목적은 그 자체의 수익과 게임이라는 인기소프트웨어를 무기로 케이블TV라는 멀티미디어의 첨병에 침투、 게임이외의 사업에도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게임전송서비스는 출발선부터 벽에 부딪치고 있다. 수치상으로 일본에서는 올 3월말 케이블TV 23국 4천세대와 계약을 완료했으며 12월 말까지새로 10개국과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그런대로 보급이 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실제 게임전송을 하는 케이블TV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월 약 30개의 게임소프트웨어를 전송하는데 대부분이 오래된 소프트웨어이고 게다가 히트작은 적다. 이유는 기존 패키지소프트웨어에 대한 악영향이다. 이같은 불만에 대응、 SDC는 지난해 12월 일부를 신작발표와 동시에 배신했다.
또이달부터는 SDC가 독자적으로 제작한 오리지널 게임을 월 2개타이틀정도 배신한다. 그러나 "케이블TV에 배신하는 게임소프트웨어는 패키지소프트웨어 의 2차이용"이라는 세가의 기본원칙은 변함이 없다. 결국 이용자에게는 어정쩡한 서비스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현재 케이블TV보급률이극히 저조한데 이 또한 걸림돌이다. 닌텐도의 경우도 문제는 있다. 이용자가 부속기기를 포함한 1만8천엔을 지불해야 하는지가 분명치 않다. 닌텐도가 목표로 하는 "새틀라뷰"세트의 초년도판매대수는 2백만대다. 그러나 현재 구입 신청은 예상에서 빗나가고 있다. 또 배신되는 게임도 문제다. 세계 최초의 음성방송 연계 프로그램이라고는 하지만 내용의 일부 방송만으로는 이용자에 게서 강렬한 욕구를 끌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최근들어 통신위성(CS)을 이용한 CD라디오방송 지팡 앤드 스카이 커뮤니케이션즈는 PC를 수신기로 하는 위성방송을 준비중이다. PC에 대한 선호 도를 고려할 때 닌텐도에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 세가、 닌텐도 양사의 논패키지서비스는 패키지소프트웨어에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아직은 미미 하다. 그러나 이의 성장잠재력에 대해서는 양사가 이견을 달지 않는다. 동시 에 "이렇다할 결정타가 현재 없다"는 점에서도 공감을 나타낸다. 이것을 극 복하기위해서는 기존의 패키지소프트웨어에 대한 악영향에 집착하지 않고 이 용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사업전개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