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가 최근 일본내수용 PC 21개기종을 시판、 자국내 PC시장점유율 을 두자릿수로 끌어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일본 PC시장은 NEC의 독주가 계속되는 가운데 IBM호환기종용 일본어판공통OS인 "DOS/V"의 보급으로 혼돈상태에 빠져있다. 도시바는 미국의 노트 북PC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등 자국내에서만 강세를 보이고 있는 대부분의 일본업체들과는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도시바는 미국 현지사업 책임자를 불러들여 본사 사업의 책임자로 기용、 일본시장으로의 역진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도쿄의 아카사카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신제품발표회에서 도시바의고하 고가 전무는 "95년은 DOS/V의 원연"이며 "올해 국내판매대수를 전년도실적의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도시바는 이번 신제품발표회에 유력판매점및 소프트웨어개발회사、 주요수요자의 대표등 약7백명을 초대해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소박한 기술발표가 중심이 되어온 컴퓨터업계에서 거품경제가 활개를 칠 때의 자동차업체들의 신차발표회처럼 화려했다는 후문 이다. 이에따라 경쟁업체들은 이번 도시바의 제품발표회와 관련, "도시바가 뭔가 엄청난 일을 계획하고 있는 듯하다"며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도시바의 지난해 일본시장점유율은 5%에 불과했다. 5%라면 보통 한낱 중소 기업체정도에 불과하겠지만 일본의 주요 PC업체들이 도시바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은 해외시장에서의 실적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컴팩 컴퓨터、 IBM등 미국업체들이 건재하고 있는 미국시장 베스트10에 이변이 일어났다. 주력상품인 데스크톱PC를 판매하지 않고 노트북PC 만을 취급하고 있는 도시바가 당당히 8위의 자리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도시 바는 급성장하고 있는 노트북PC를 특화해 미국시장에 투입、 노트북PC시장에 서 컴팩 컴퓨터를 누르고 선두자리에 선 것이다.
이같은 도시바의 약진은 미국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비즈니스위크"의 최근호는 "세계최대의 PC업체인 컴팩 컴퓨터의 약점"이라는 기사중에서 "노트북PC의 도시바와 가정용PC의 패커드 벨"에 대해 컴팩의 파이퍼사장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PC시장은 독자적인 일본어 OS를 개발한 NEC가 80년대중반에 주도권을 잡은이래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때문에 도시바를 포함 한 경쟁업체들의 독자적인 OS의 보급노력은 매번 실패의 쓴잔을 맛보게 되었고 세계시장진출을 위한 기회도 놓치는 결과를 낳았다.
여기서 도시바가 일본어의 벽이 없는 미국시장에 나서게 된 것은 범용컴퓨터 부문에서 철수한후、 PC시장에서도 진출이 늦어지면 정보관련분야에서는 장래가 없다는 위기감때문이었다. 도시바의 PC사업부장인 미조구치 데쓰야씨도입사이후 계속해서 범용기종의 개발에 종사해오다 철수하게된 것을 아쉬워하고 있다. 미조구치씨와 2인3각으로 미국시장공략을 맡은 사람은 미국법인인 도시바 아메리카정보시스템의 니시다사장이다.
도시바는 이 니시다씨를 일본으로 불러들여 PC부문의 진두지휘를 맡길 계획 이다. 도시바가 미국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동안 일본PC시장에도 커다란 환경변화가 일어났다. 일본IBM、 후지쯔、 히타치제작소、 도시바등이 NEC의 "PC98"시리즈에 대항하기위한 OS인 "DOS/V"의 보급을 위해 단결한 것이다.
최근에는컴팩컴퓨터및 델 컴퓨터등 미국업체들도 "DOS/V"기종을 잇따라발표하는등 "98포위망"이 서서히 구축되고 있다.
도시바의 고가전무는 "DOS/V진영의 점유율은 금년중에 50%를 넘어설 것"이 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시바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쟁업체들사이에서는 "도시바는 화제 를 불러일으키는 일은 잘하지만 사업이 오래지속된 적은 없다" 미국시장에서는 성공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일본내 서비스체제가 미비하기때문에 NEC 의 적수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도시바는 미국시장에서 화려한 전적을 자랑하는 니시다씨를 앞세움으로써 최대의 격전지인 미국에서의 노하우를 1백%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본의 혼다기연공업은 미국본사의 간부를 일본내 판매부문에서 중용했으나 도요타자동차나 닛산자동차의 아성을 깨기는커녕 미쓰비시자동차에도 밀려나는 결과가 되고 만 경우가 있다.
이번 도시바의 "역진출"작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일본 PC업계의 관심이집중되고 있다. <주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