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방송 실명제시대 진입

세계최초의 양방향 케이블TV 시험방송은 78년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시작됐다. 일본은 광케이블에 의한 스타식 시스템으로 양방향 시험을 마쳐, 광 케이블과 동축케이블을 혼합한 트리식의 미국보다 앞섰다는 주장이다.

긴테쓰(근철)케이블네트워크주식회사가 양방향 케이블TV 시험방송 지역인 나라(내양)현 이코마(생구)시 일대의 전송로 공사를 시작한 것은 86년 2월이 었다. 긴테스케이블네트워크는 5만3천여 가입대상가구를 5개지역으로 분할, 동축케이블에 의한 양방향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전력주와 전화주를임대해서 2년에 걸쳐 시설한 단자 수는 5천에 불과했다. 이들은 5천단자만으 로 88년 4월1일에 개국했고, 단자율 96%인 5만1천여단자의 시설공사가 끝난것은 5년이 지난 93년 6월이었다. 전송로 공사에 투입된 동축케이블은 8백40 km, 광케이블 12km, 2천1백50대의 증폭기였다.

비록 5만여 단자의 전송로 공사에 7년이 소요됐으나 이들은 58개의 하향채널 2개의 상향채널을 갖춘 완전 양방향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술부 사원들은 방송센터에 앉아 전송로기기를 원격제어할 수 있다. 깊은밤 당직사원이 졸고 있다 할지라도 증폭기, 전원장치 등에 빗물이 스며들거나전압 온도등에 이상이 있을 때는 경보기가 자동으로 울리고, 모니터에는 고장위치가 지도로 나타나 신속하게 수리할 수 있다.

방송구역 어디에서든지 생방송이 가능하며, 시청자들은 집에 앉아서 TV방 송에 직접 참여, 퀴즈게임 방송을 즐긴다.

그러나 양방향 시스템의 무서운 위력은 시청율 조사에서 나타났다. 4초면 한 가구의 데이터를 검색(이론상은 2초)할 수 있어 가입자들이 어떤 채널을 시청하고 있는지 신속,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시청율 조사결과에 대한 반론이 많았으나 10분 단위로 컴퓨터를 통해 인쇄된 시청상황 기록표를 보고 공중파방송은 물론 프로그램 공급업자 들도 할 말을 잃었다.

긴테쓰케이블네트워크를 비롯, 도큐(동급)케이블TV, 도쿄 동경 케이블네트워크 나고야(명고)센트럴케이블 등 많은 도시형케이블TV가 단말까지 양방 향 기능을 보유, 투명한 시청율조사를 계속함에 따라 드디어 방송실명제시대 가 열렸다.

최근 케이블TV의 양방향 기능보다도 더 세밀하게 시청율을 조사할 수 있는피플미터 People Meter)시스템 개발로 방송실명제는 더욱 정착될 전망이다.

그동안의 시청률 조사는 전화 인터뷰 방법, 일기식 방법, 미터에 의한 방법등으로 실시됐다. 표본가정에 직접 전화를 걸어 조사하는 전화 인터뷰방식은 이른 아침이나 심야에 호출하기기 어려워 수집하는 분량에 제한이 있었고, 조사의 계속성을 결여, 시청습관을 파악하기 힘들었다.

일기식 조사방법이란 표본가구에 TV를 켠 시간, 시청한 사람 등을 일기식 으로 기록하게 하여 일정 기간후 수집, 집계하는 방법으로 적은 비용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신속성 결여, 기록 불편에 의한 기록 오차 의 우려가 있다.

표본가구의 TV에 전자감응장치를 부착, TV를 켜거나 채털을 돌릴 때마다언제 무엇을 시청하는가에 관한 시청형태가 자동적으로 측정되는 미터방식 은 전화나 일기식 방법이 가진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누가시청했는지에 대해서는 일기식 조사방법을 병행해야 된다.

이에 비해 피플미터방식은 누가, 어떤 방송을 언제 보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자장치로 기록 송신함으로써, 시청패턴과 시청자의 인구통계학적 자료(성 별 연령 교육수준 수입 직업) 의 수집에 따른 초단위 자율 측정이 가능하여 광고 하나하나에 대한 도달과 빈도 분석이 용이하다.

다만 미터설치가 복잡하고 과다한 비용, 누가 시청하였는가에 대한 정보는 시청자의 협조가 필요한 점 등의 문제점이 있다.

앞으로 피플미터방식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패시브미터(Passive Miter)방 식이 개발되면 방송실명제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케이블TV도 양방향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피플미터 시스템도 국내에서 본격 가동되고 있어 바야흐로 방송실명제시 대에 진입하고 있다.

세계화를 특징으로 하는 멀티미디어시대의 방송환경은 멀리 미국, 영국은 물론 가까이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여러나라의 월경전파와도 치열한 시청율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방송실명제, 소프트파워만이 유일한 대응책이다.

<세일정보통신상임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