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기관 컴퓨터 납품권 국내 업체로 전환

러시아 정부가 정부 기관에서 필요한 컴퓨터를 러시아 국내산 컴퓨터로 제안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국회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상원인 연방회의는 지난해 11월 하원을 통과한 "연방정부에 필요한 각종 제품의 공급에 관한 법률"의 심의를 끝내고 곧 정부로 이송할 예정이 다. 이렇게 될 경우 러시아 국내 컴퓨터 업체들이 정부 수요를 독점할 것으로보인다. 연방정부에 필요한 각종제품의 공급에 관한 법률"에서 우리 기업과 관계되는 조항은 다음과 같다. *정부 계약에 따라 공급되는 제품은 러시아 정부가 정한 표준 규격을 엄수해야 한다 *외국 제품의 경우에는 비슷한 제품이 러시아 정부 내에 없고 외국제품을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거나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때 정부기관은 예외로 사용할 수 있다 *이상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때는 제품이 합법적으로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본다 *특정한 제품의 생산을 독점하고 있는 공급자는 정부의 수요를 충족시킬 경우 손해가 나는 경우가 아니면 정부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는 것등이다. 물론 이들 규정에는 컴퓨터 공급에 관한 내용은 따로 없다. 그러나 전산화가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현실에서 이들 규정이 컴퓨터 납품업자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법률은 세부 규정이나 하부 법률이 갖춰질 때까지는 하나의 선언적 의미 를 지니는데 불과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가 외국 컴퓨터를 무제한으로 도입하던 시대는 지났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러시아의 컴퓨터 생산업체 가운데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아이 비 케이의 그리고리 시조낸코 부사장은 "다소 늦긴 했지만 정부의 이런 결정을 환영한다. 다만 이런 조치의 시행체제가 아직 갖춰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의 이번 정책 변경은 대만을 모델로한 것으로 업체에서는 보고있다. 정부가 정부기관에 컴퓨터를 남품할 수 있는 권리를 대만 국내업체에만 한정함으로써 에이서사같은 업체가 세계 10대 컴퓨터 메이커로 빠른 시일에 성장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정책전환에도 불구하고 외국업체의 경우 러시아 현지에서 조립생산을 하는 한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IBM사 모스크바 사무소 의 법률 고문 에브게니 주조프씨는 "기술적으로 IBM 수준의 제품이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되지 않고 있고 러시아내에 조립 공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지금까지는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컴퓨터에 대해 납품 자격의 제한을 두지 않으며, 전체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의 절반가량인 4억~5억달러어치의 제품을 외국 제품으로 충당해왔다.

【모스크바=최미경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