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화하는 아.태 통신시장 (3);인도

인도의 통신정책은 결실을 향해 기반을 다져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중인 통신분야 3개년 계획、 즉 외자 유치와 민영화의 양대과업 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민영화된 무선호출기(일명 삐삐)서비스는 인도 각지역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고 봄베이.마드라스.캘커타.뉴델리등 4대도시 시민들은 올 여름부터 이동전 화서비스를 받을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외자 유치도 활발、 인도 정부는 미 모토롤러사가 주도할 예정인 통신관련 사업을 승인했으며 핀란드의 노키아사는 이미 진출했다. 이 회사는 향후1 0년동안에 투자액을 1천만달러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도 통신당국의 입장에서 볼때 이는 시작일 뿐이다.

한조사에 따르면 인도는 9억2천만 인구에 전화회선은 단지 8백만、한마디로 인도는 일반 전화보급률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통신 후진국인 셈이다.

"금세기말까지 통신 개발도상국의 수준으로 올라서려면 일반 전화회선부문에 만 대략 7백50억달러가 투자되어야 할 것"이라는게 인도 통신부당국자의 견해다. 이는 회선당 평균 1천5백달러가량의 비용이 든다고 했을 때 대략 5천만~6천 만 회선의 신규설비 투자가 있을 것으로 예상, 계산한 것이다.

이것은 인도의 전화보급률을 개도국 수준인 5~6%로 끌어올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투자이다.

인도 정부는 이같은 계획처럼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보다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주요도시에서 전화를 신청한후 발급받는데 2년이상 기다려야 했던 것을 오는 97년부터는 가입신청을 즉시 수용할 수 있도록 전화회선의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한 공중전화가 설치되지 않은 60여만개의 마을 가운데 적어도 75%에 이를설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2백억달러、 회선은 1천만개 이다.

그러나그 이면을 보면 사실 이같은 수치는 인도 정부가 최근 외국업체들의 입찰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대충 파악한 통신시장규모의 추계에 지나지 않는다. 입찰에는 세계 유수의 통신관련 기업들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영국 브리티시 텔레컴(BT), 호주의 텔스트라, 싱가포르 텔레컴(ST), 미국의A T&T, 프랑스 텔레콤(FT), 미국의 지역벨사들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에 있어 인도는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법률로써 단일업체 혹은 소수의 업체들에 의한 통신시장 과점을 허용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왜 인도정부가 외국업체들에 다소이상한 입찰 경쟁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해답이 된다.

인도는 대략 21개의 지역으로 구분된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일반전화및 휴대전화 서비스에서 그들이 원하는 지역에 입찰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입찰에 참가하는 외국의 통신업체들은 반드시 하나 이상의 인도업체와 제휴 관계를 맺어야 하고 또한 외국업체들은 일반 전화및 휴대전화 양부문 모두에응찰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제휴에 있어서도 일반 전화서비스의 라이선스 획득을 위해서는 50만회선이상 을 가진 업체와만 맺게 되어 있다. 휴대전화부문도 10만회선을 가진, 무선전 화서비스 사업경험 3년이상 업체라야 가능하다.

이같은 입찰제도에 대해 현실적으로 경영참여권을 만족시킬 수 없는 외국업체들은 정부의 통신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입찰방식에 따라 외국업체들은 입찰 초기단계에 있어 우선적으로 어떤 현지업체와 제휴할 것인지、 혹은 어느 지역에서 서비스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정부가 원하는 입찰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외국업체들은 규제당국의 정책 투명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인도 통신시장에서는 기업이용자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봄베이및 뉴델리 기업고객만 하더라도 전체의 40%가 회선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전화부문과 장거리전화서비스는 정부가 5년안에 독점체제완화를 고려하겠노라고 밝히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이 좋은 부문으로 남아 있다.

일부 인도 통신관계자들은 앞으로 민영화를 위한 조치가 잇달을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인도 정부는 통신부를 정책수립부문、 규제부문、 서비스부문으로 분할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현재의 정책및 서비스부문의 효율화를 위한 혁신적인 조직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관련 당국간 견해차이가 매우 커서 실행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정부가 원하는 것은 "도시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첨단 통신기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로서 급선무는 통신당국의 정책결정 과정에 있어서의 투명성이라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