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서관 시대가 눈앞에 "성큼"

도서관의 모습이 변하고 있다.

온라인 컴퓨터 통신망이 발달하면서 전통적 의미의 도서관이 디지털 시대에걸맞는 새로운 자리매김을 요청받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자리매김이란 한마디로 컴퓨터상에 실현되는 전자 도서관、 도서 열람 등 도서관 본래의 기능을 온라인 컴퓨터 통신망을 통해 제공하는, 이른바 가상 도서관" 실현을 의미한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도서관은 과거의 유물로 전락하고 새로운 자리매김에 성공하는 도서관만이 그 본연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란 견해가 유력해지면서 이같은 가상 도서관화 추세가 점차 대세로 굳혀지고 있다.

온라인 시대를 맞아 컴퓨터 통신망을 통한 정보의 제공으로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이런 변화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실제 상당수의 미국 공공 도서관들은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새로운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서관에 소장된 풍부한 자료들이 정보 고속도로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 이용자들을 확대하는데 현재 온라인 컴퓨터 통신망을 활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대안이 없다는 것도 이들이 가상 도서관 실현에 열을 올리는 또다른 배경이다.

컴퓨터상에 가상 도서관을 설치하면 인근 주민은 물론 전국민、 더 나아가 세계인을 상대로 한 중요한 정보제공자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데다 정보 이용료를 챙기는 부대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도서관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이들에겐 "위기가 곧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일례로 미샌프란시스코 공공 도서관의 경우 이미 온라인 컴퓨터 통신망을 통한 자료 제공에 착수해 주목받고 있다.

소장 자료 목록과 해당 자료의 내용들이 인터네트 통신망을 통해 개인용 컴퓨터에 제공된다.

때문에 이용자들은 시간을 내 직접 도서관을 찾지 않고도 집에 앉아서 언제든지 이 도서관에 소장된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이 도서관이 이같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주민들과 실리콘 밸리에있는 정보 통신업체들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공공 도서관의 가상 도서관화작업을 위해 이들이 지출한 자금 은 총3천만달러.

특히 실리콘밸리의 정보 통신업체들은 가상 도서관화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 도 아끼지 않았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 공공도서관은 소장자료 목록을 전자 카 드화하고 해당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등의 작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현재 이런 작업을 추진하는 도서관들은 샌프란시스코 공공 도서관외에 상당 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도서관의 가상 도서관화가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아니다. 오히려 상당수 도서관들의 가상 도서관화 추진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재정 문제다.

대다수의 도서관들은 가상 도서관화에 따른 막대한 재정 부담을 감당할 수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공공 도서관들은 자체 수입보다는 자치 단체 등에서 재정 지원을 받아 유지되고 있는 실정인데다 그 재정 지원마저 최근들어 줄어들고 있는형편이라 이들의 가상 도서관화 작업은 자칫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것이다.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의 국립 통신 정보청도 정보고속도로 계획의 일환으로 가상 도서관화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을 하고 있지만 그 규모는 지난해 6천4백만달 러에서 3천4백만달러로 절반 가량 줄었다.

세금 감면과 균형 예산의 편성으로 사회 지출 비용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미 의회는 통신 관계법을 개정、 도서관들이 통신망에 자료 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을 수 있게 해 자립을 돕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있지만 가상 도서관화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도서관 관계자들은 현실적인 방안으로 기업、 특히 가상 도서관화에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 통신업체들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운이 좋은 일부 도서관은 실제 그같은 행운을 잡기도 한다.

뉴욕 공공 도서관이 IBM으로부터 PC를 기증받고 있고 일부 도서관들은 MCI、 벨코어、 GTE 등으로부터 자금 및 기술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는 수혜자가 제한될 수 밖에 없어 전국적으로 1만5천개 에 달하는 공공 도서관 관계자들은 주파수 경매 자금의 배분 등 보다 근본적 인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부측에 촉구할 태세다.

저작권 문제는 가상 도서관 실현을 위한 또다른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현 상태로는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자료를 별다른 제약없이 복사해 쓸 수있어 이에 대한 방지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가상 도서관은 이처럼 여러 과제를 안고 있지만 정보 고속화 시대의 중요한 징검다리로 머잖아 우리 생활속에 가까이 다가설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