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게임 소프트웨어업체 레어사가 "돈키 콩 컨트리"에 이어 또 하나의야심작 "킬러 인스팅트"라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발표、 세계 게임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닌텐도 16비트 게임기용으로 개발된 "킬러 인스팅트"는 지난달 미국 로스앤 젤레스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에 출품돼 관람객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닌텐도는 이 게임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위해 지난 4월 레어사의 지분 25%를 매입하는 조건으로 3천9백50만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닌텐도가 다른 나라 소프트웨어개발업체에 자본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세계 게임기시장의 황제 닌텐도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게임소프트 웨어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레어사는 지난 81년 출범한 벤처기업이다. 창업자 크리스토퍼 스템퍼는 대학때부터 자타가 인정하는 컴퓨터광으로 연구 실에 틀어박혀 프로그램 개발에만 몰두하다가 졸업후 형제들과 함께 회사를 설립、 본격적인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 레어사의 크리스토퍼사장은 닌텐도를 방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프로그램 코드를 부여해줄 것을 제의했다가 퇴짜를 맞기도 했다. 무명 의 개발업체에 코드를 준다는 것이 그 당시 "마리오 형제"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닌텐도에는 모험이었기 때문이다.
그후 크리스토퍼사장은 스키 게임을 자체 개발하여 다시 닌텐도를 방문하였고 레어사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닌텐도가 그 소프트웨어를 사들임으로써 두업체의 협력관계는 시작되었다.
레어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R C 프로암 경주""코브라 트라이앵글" "돈키 콩 컨트리" 등 60여종의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이제는1억6천만달러의 자산가치를 지닌 중견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그중에서 닌텐도 게임기용 소프트웨어 "돈키 콩 컨트리"는 작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7백40만개가 판매되어 닌텐도에 4억5천만달러라는 엄청난 매출을 올려 주었던 히트작이기도 하다.
레어사는 또 닌텐도와의 제휴를 계기로 차세대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프로그래머를 84명에서 2백50명으로 대폭 늘리고 연구소도 확장하는 등 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현재 16비트 게임기시장에서 52.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닌텐도 의 입장에서도 세가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고 64비트 게임기의 출시 지연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레어사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킬러 인스팅트"가 "돈키 콩 컨트리"에 이어 또하나의 홈런을 날린다면 올 연말 특수를 기존의 16비트로 버텨야 하는 닌텐도로서도 판매확대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게임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던 "킬러 인스팅트" 가 얼마나 실질적인 매출확대로 이어져 게임기시장에서 닌텐도의 주도권을강 화시키면서 레어사의 주가를 높여주는 보증수표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구현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