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기업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던 첨단기술진흥 프로그램(ATP:Ad vanced Technology Programme)이 도마에 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감한 자금지원으로 첨단산업계와 중소기업들에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을 심어주었던 이 ATP가 도마에 오르게 된 것은 공화당이 기업에 대한 복지지원부분을 수술하겠다는 정책을 굳힌 데서 비롯됐다.
ATP는 지난 91년 중소기업들이 과다한 자금부담때문에 기술개발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거나 모험자본을 조달할 수 없는 기업들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치한 조직으로 지금까지 벤처기업들에는 등대의 역할을 해왔다.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논볼러타일 일렉트로닉스(NE)사는 ATP의 지원으로 급성 장한 대표적인 회사이다.
이 회사의 사장인 도턴씨는 한때 하니웰사에서 자성물질위에 박막필름을 입히는 전문가로 일했었는데 이때 그는 이 기술을 이용한다면 전원이 꺼져도 이상이 발생하지 않는 컴퓨터메모리를 개발할 수 있다는 데 착안했다.
투자재원확보가 안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2백만달러를 선뜻 지원 해준 구세주가 바로 ATP였다.
공상에 그쳤던 아이디어가 ATP를 통해서 상품화로 이어졌고 오늘날 그가 설립한 NE사는 잘나가는 회사중 하나로 성장했다.
ATP시행 첫해인 91년에 1천만달러에 불과했던 지원규모가 올해에는 4억3천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ATP는 중소업체들에 하나의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ATP에 대해 최근 많은 공화당의원들이 폐지론을 들고 나오면서 그 미래가 극히 불확실해졌다.
ATP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ATP의 가장 큰 문제로 수혜자 선정과정의 흑막을 제기한다. 비판론자들은 지난해부터 ATP수혜대상분야가 자동차、 물류、 화학、 디지털 기술등에 집중된데다 최근에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할 만큼 듀폰、 GM등 거대 기업들마저 ATP수혜대상기업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옹호론자들은 ATP를 단순히 금전적차원에서 보기 보다는 산.학.연,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조차원에서 검증돼야한다고 반박하고있다.
기술력이 부족한 많은 중소기업들이 ATP를 통해 첨단기술과 연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들에게는 하나의 기회로 간주된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들은 ATP를 통해 비롯되는 공동개발방식이야말로 ATP의 진정한 힘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아이오와주에 있는 엔지니어링 애니메이션사는 의학과 컴퓨터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ATP지원자금을 신청했고, 존스 홉킨스대학、 실리콘그래픽스사와 공동으로 연구한 끝에 인간의 몸을 3차원으로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했다. 의학과 컴퓨터기술에 정통한 이들이 ATP를 매개로 만나 획기적인 의학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GM과 크라이슬러가 ATP자금을 바탕으로 2개의 대학과 8개 중소협력업체들과 추진했던 차체개발 컨소시엄의 경우는 단순한 개발결과외에도 또다른 성과를올렸다. GM이나 크라이슬러에는 협력업체들과의 관계를 증진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계기가 됐고 빅3를 달갑지 않게 여겼던 중소협력업체들로서는 자동차회사의 조립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또한 옹호론자들은 개발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중복개발을 방지 하는 효과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IBM、 AT&T、 TI、 얼라이드 시그널사 등이 미생산기술센터의 후원아래 ATP 지원자금을 바탕으로 추진했던 PCB생산기술개발프로젝트는 중복투자를 방지 해 1천3백50만달러를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이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옹호론자들이 절약했다고 주장하는 자금이 과연 누구의돈이냐고 주장하면서 "ATP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지원되는 보조금은 단지 정상적인 경쟁을 왜곡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주장한다.
워싱턴에 위치한 미기업연구소의 클라우드 바필드씨는 대부분의 ATP지원자금 은 각 기업이 어차피 추진해야하는 개발과제의 비용을 줄여주는 데 기여할 뿐이라고 ATP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이들은 공동개발이란 부분에 대해서도 ATP를 등에 업지 않으면서도 반독점법 을 어기지 않고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ATP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측은 NE사의 도턴씨처럼 몇몇 운좋은 사람들에게 있어 ATP는 좋은 제도일지 몰라도 NE사의 경쟁기업이나 일반 소비자들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조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