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넥스트컴퓨터를 팔기 위해서는 몇 개월 동안 고객에게 판촉 활동을 해야 했으며 기계를 특별히 평가해 보도록 하는 절차를 겪어야 했지만 거절 당하기 일쑤였다.
수락한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한대 내지 두대 만을 구입했다. 이렇게 해서는월별 할당량을 도저히채울 수 없었다. 하지만 1월19일까지 그해의 쿼터를 모두 소화시킨 신화적인경험을 가진 로스 페로에게 그것은 문제가 아닌 것처럼보였다. 그는 넥스트매니저에게 "비즈니스랜드 영업 사원들에게 부담스러운 할당량을 주는 대신한달에 한대만을 팔도록 장려해 보시오"라는 충고를 했다. 그는 이 문제가 숫자상의 문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고 넥스트 또한 페로의 충고대로 영업사원 한명당 컴퓨터 한대를 할당했다. 그러나 이 인센티브도 그전의 정책만큼이나 효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공개된 바와는 반대로 잡스는 비즈니스랜드에 대해 큰 불만을 가졌다. 비즈니스랜드 덕분에 기업에 대한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있었다고 한 잡스의 말은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던 허상에 불과했다. 90년 봄 다음 분기 넥스트 큐브 컴퓨터의 예상 판매량을 발표한 비즈니스랜드의 지역별 부사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잡스는 크게 노여워 했다. 판매예상수치는 적절히 설정되었지만 그 집계를 본 잡스는 격노하여 책상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 정도 밖에 못한다면 다 집어치워." 노먼 또한 잡스만큼이나 비현실적이어서 넥스트만을 전담하는 팀을 만들도록 승인했고 그 팀은 정해진 월별 쿼터를 채워야 하는 압박감에서 해방되도록 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아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으며 넥스트 매출 을 올리기 위해 인력을 더 투입하면 할수록 컴퓨터 업계에 몰아닥친 치열한 가격경쟁에서 주요 제품의 판매망을 살릴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줄어들게 되었다. 비즈니스랜드는 전체적으로 침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넥스트는 신기할 정도로 시장에서의 고전을 숨길 수 있었다. 컴퓨터 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판매예측을 제공하는 시장조사회사인 인터내셔널 데이터사는 넥스트의 총 수입은 고등교육기관에 이루어진 매출까지 포함 하면 90년에는 7천4백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그 집계조차도 과장된 것이었다. 일년후 회사자체 내에서 보고된 수치에 의하면 넥스트의 총 수입은 그해 2천8백만달러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의 총 수입은 27억6천만달러였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89년 SPARC스테이션을 발표할 당시의 적자를 딛고 일년만에 매출이 치솟기 시작했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어 전년도에 비해 주가가 2배로 폭등하게 되었다.
선사는 넥스트와 비즈니스랜드가 접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제품시장에 깊숙이 침투했을 뿐 아니라 엔지니어링 및 과학 관련업계를 뛰어 넘어 노스 웨스트 항공사, 나이키 및 미쓰비시 은행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주문을 받았다. 제록스사는 2억달러 상당의 선 워크스테이션을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이례적인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PARC에서 첫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는데 참여한 제록스사는 워크스테이션의 대량 구매자로 변한 것이었다. 매출의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선사의 맥닐리 시장은 영업 사원들이 50만달러 이하의 매출에 대해서는 시간을 많이투자하지 못하도록 했다. 넥스트의 기계를 구입한 소수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넥스트 소프트웨어에 대한 애착을 갖도록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선사 는 점점 더 생기를 갖게 되어 1990년에는 선 컴퓨터에서 운영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무려 2천여가지나 된다고 발표했다.
1990년 7월 뉴욕 몽고메리 증권의 증권 분석가인 데레사 리우는 "회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은 어렵지만 선사를 보면 한 걸음 뒤로 물러 서서 감탄사 를 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뿐 아니라 IBM, 디지털이퀴프먼트 그리고 휴렛 패커 드사와 같은 경쟁사들의 폭발적인 성장은 넥스트가 대학 이외에 시장을 큐브 컴퓨터로 공략하려 하는 동안, 또 뒤늦게 다른 컴퓨터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동안 넥스트의 입지는 점점 약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넥스트가 개인용 컴퓨터를 주요 사업으로 채택했다 하더라도 많은 손해를 보았을것이다. 만일 세계가 변하지 않고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비교적 느린 속 도로변화해 나갔다면 넥스트는 과오를 수정하여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을것이다. 또 넥스트가 자금 조달을 제대로 하지 못했더라면 벌써 파산하여 존재조차 없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는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넥스트는 계속 생존 해 나갔으며 항상 대중들 앞에서는 낙관적인 표정을 지어 보였다. 넥스트의 한 전직 직원은 자신과 회사 동료들이 넥스트가 성공할지 또는 실패할지를알리는 하늘은 징표를 항상 기다려왔지만 하늘은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고 옛 시절을 회상하며 말했다. 넥스트는 경주를 계속해 나갔지만 다리 하나 잃은 강아지와 같아서 계속 달릴 수는 있어도이길 승산이 없었다고 그는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