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환경 친화적 제품 설계

지금까지 인류의 환경에 구애됨이 없이 경제성장과 번영을 구가할 수 있었던것은 배출되는 오염물질(경제활동의 폐기물)을 처리하든지 희석시켜 버리면 자연이 그런대로 자정작용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면서 인류의 경제활동은 자연의 균형을 크게 교란시키기 시작했다.

인류가배출하는 폐기물의 종류, 총량, 독성은 지구상에 널리 퍼져 골고루 축적돼 이제는지구라는 생명체 전체가 병들어 가는 현상이 오늘의 지구환경 문제이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대기중 농도 증가로 온실효과가 일어나 지구온난화가 되는 현상, CFC(일명 프레온가스)의 발명.사용 으로 성층권 오존층이 파괴되는 현상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제는 배출된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환경보전이 되지 않고있다. 폐기물의 발생을 사전에 최소화하든지, 다른 용도로 재활용해 발생자체를 없애는 오염의 사전예방으로 환경보전의 패러다임은 이미 바뀌었다. 바로 이 환경오염 사전예방을 위한 기술이 청정기술이다.

청정기술은영어로 클린 테크놀로지(Clean Technology)라고 하나 진작 서구 에서는 클리너 프로덕션(Cleaner P-roduction) 또는 클리너 테크놀로지즈(Cl eaner Tec-hnologies)라고 하여 비교급으로 사용해 왔는데, 이는 기존의 기술보다 더 환경친화적이면 청정기술이 될 수 있고, 또 계속 개선되어 갈 수있음을 의미한다.

차세대 환경기술로서 청정기술이 유일한 기술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오염이 발생된 후에 이를 별도로 처리하는 후처리기술로서는 팽창하는 인구와 경제규모에 따라 계속 발생량이 증가할 폐기물을 아무리 후처리한다 하여도 자연 정화능력의 한계를 넘게 되어 지구는 계속 오염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청정기술의 범위는 학자에 따라 주장이 다르나 가장 넓게 정한다면, 첫째 외부로 유출되는 폐기물을 회수하여 자체내에서 재활용하거나 유용한 부산물을 만들어 타용도로 사용하는 기술(Recycling.Reco-very and Reuse), 둘째 기존공정을 개선해 에너지와 자원의 절감 및 효율적 활용을 통해 오염 물의 발생량을 저감시키는기술(Clean Technique), 셋째 에너지자원 절약형및 환경보전형 신공정(Clean Pro-cess), 넷째 원료채취.생산.유통과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오염을 원천적으로 덜 유발시키는 환경상품(Clean Pro-duct s)의 개발등이 전부 포함된다.

그러면 전자산업의 청정기술은 무엇인가. 오존층 파괴 물질인 CFC의 사용을 대체하는 기술, 전자제품의 플라스틱 부품을 회수 재사용하는 기술 등이 활용되고 있으나, 전자산업의 청정생산기술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청정 상품을 제조하기 위한 환경친화 제품설계(DFE:Design for Environment)라 고 생각한다.

DFE란 제품의 총수명 주기에 걸쳐 가격.품질.안전의 우월성을 유지하면서 도 제품의 환경성을 만족시키도록, 원료물질로 재생플라스틱을 더 많이 사용한다든지 납성분이 포함된 땜질을 대체한다든지, 에너지를 덜 쓰는 가전제품을 만든다든지, 제품해체를 쉽게 하여 부품의 재활용을 증가시키도록 제품 을 설계하는 것이다.

쓰레기매립지에 쌓이는 전자제품을 바라볼 때면 얼마나 큰 자원의 낭비인가 를 누구나 깨닫게 되고, 업체가 회수하여 부품별로 재활용토록 설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케 된다.

환경친화적 제품설계를 위해서는 기업에서 환경경영과 수명주기분석기법의채택이 필요한데, 이러한 것들은 ISO 14000으로 대변되는 국제 환경경영 표준의 주된 내용이므로 전자산업의 세계화와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DFE는 국내에 조기 정착되어야만 한다.

지금까지 정부의 환경규제를 뒤좇아 만족시키는 데만 급급한 기업이었다면 21세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이제는 정부의 환경규제보다자 발적으로 앞서 나가면서 환경과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의 경영 비전 이 확고해야 국제적으로 열린 경제사회에서 생존하게 된다고 본다. 전자산업 계가 앞장서서 힘을 모아 사회에 대한 기업 환경경영의 책임을 선포하고 자발적 환경개선 운동 전개의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