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TRS시장의 "한지붕 두가족" (하)

주파수공용통신(TRS)시장에서 같은 프로토콜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맞수가 형성되고 있다. 현대전자와 맥슨전자가 바로 이들이다.

당초 미 E F 존슨사의 아메리콤 시스템은 현대전자가 맥슨전자보다 먼저 기술협력 계약을 체결, 한국항만전화가 운영하는 TRS서비스에 91년 납품을 완료했었다. 그러나 최근 미 E F 존슨사가 보급확산을 위해 LTR(Logic Trunked Radio)프 로토콜을 개방함에 따라 맥슨전자가 기술제휴, 개발에 착수하여 중계기 등시스템.단말기 KTM-4800 를 개발함에 따라 서로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회사는 지난달 한국항만전화가 오는 8월 서울지역의 TRS서비스 에 소요될 주파수 1백10개 채널에 대한 시스템 공개입찰에 나란히 참여하는 등 경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단말기 시장에도 프로토콜이 같아 자연스럽게 경쟁체제가 구축될 예정이다.

국제전자와 한화전자정보통신이 3백80MHz대역의 단말기로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전자는 유럽의 TRS표준규격인 MPT1327 프로토콜을 채택하는 3백40MHz~4 백MHz대역의 TRS단말기인 MT2040(차량용)、 PT3040(휴대형) 등 2종류의 개발 에 착수해 올해 말께 출시를 목표로 연구개발이 진행중이다.

국제전자가 개발을 추진중인 이 단말기는 한화전자정보통신이 국내에 공급할 3백80MHz대역의 TRS시스템인 MDTS시스템과 연동이 가능、상호간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전자정보통신은 네덜란드 로힐사의 MDTS시스템에 연동이 가능한 엠피리얼-9 차량형 과 엠피리얼-7(휴대형) 등 2종류의 단말기를 각각 전파연구소에 서 형식검정을 받아 놓은 상태인데 앞으로 국내 3백80MHz대역의 자가TRS시장 의 수요에 대비하고 있어 국제전자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화전자정보통신은 최근 올 연말에 선정 예정인 TRS제2전국사업자 수주전에 전념하기 위해 국내 3백80MHz대역의 자가 TRS사업의 진출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하고 있어 앞으로 양사의 경쟁체제가 구축될지는 미지수 이다. 이처럼 TRS시장에서 한지붕 두가족시대를 열고 있는 현상에 대해 관련업계에 서는 찬.반으로 의견이 양분돼 있다.

찬성의 의견으로는 현재 국내 TRS기술수준이 미국.유럽 등에 비해 뒤진상태 인 만큼 경쟁체제를 구축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국내 산업의 발전이나 시장확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전망、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내 업체들이 그간 외국 시스템 공급업체들로부터의 기술습득은 뒤로 하고 단순 시스템도입에만 열중했던만큼 경쟁체제 구축은 기술개발 등 산업 발전에 또다른 플러스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반응이다.

반면 부정적인 반응으로는 국내 TRS시장의 규모가 아직까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좁은 시장을 놓고 서로간 "제살깍기"식 혈전을 펼친다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 국내 TRS시장에서의 한지붕 두가족현상은 국내 기술여건상 외국 기술제휴 사의 입김도 절대적으로 무시할 수 없어 국내 업체들이 상당히 불리한 조건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어려움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LG그룹의 경우 한쪽은 최첨단의 외국기술을、 또다른 한쪽은 순수 국내 기술을 서로 주장하고 있어 기업의 양면성을 표출해 관련업계에서의 시각이 곱지 않다. 손꼽히는 대기업에서 앞뒤가 서로 안맞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은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TRS시장에서의 시스템.단말기 부문의 상호간 경쟁체제가 앞으로 국내 TRS산업에 어떤 효과를 미칠지는 미지수이나 이들 회사들의 행보가 국내 TRS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큰 관계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위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