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PC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시장 공급을 위한 서방 선진국의 생산 거점 정도로 인식돼 왔던이 지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면서 각광받는 PC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포함해 이 지역 시장의 지난해 PC 판매 대수는 모두 7백90만대. 93년 대비 38%가 늘어난 수치다.
이를 금액 기준으로 환산하면 2백억달러 가량으로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비중은 17%.
더욱이 이 지역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선 북미 시장에 비해 성장률이 두배 이상 높은 연평균 30%안팎의 고성장을 오는 2000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갈수록 그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아시아 PC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고 있는 배경은 가격 인하라는 세계적인 추세와 경제 규모의 확대 및 소프트웨어의 현지 언어화의 급진전이라는 아시아적 요인의 결합으로 설명된다.
특히 이 지역의 빠른 경제 성장은 기업들로 하여금 경쟁력 향상 수단의 하나로 전산화를 강하게 추진토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PC 수요의 확대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 시장은 복잡한 유통망으로 인해 가격 인하로 그렇지 않아도이윤율이 하락하고 있는 PC 업체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이 지역 시장 공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계 PC 제조 업체들의 경쟁 도 점점 더 격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점유율을 늘리는데 대부분의 업체들이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줄어드는이윤율을 시장 확대로 보충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주요 PC업체들을 중심으로 상위 업체들의 점유율이 점차높아지는 추세에 있다.
일본 시장의 경우 지난해 총판매대수 3백40만대중 30%는 미국 업체들이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93년의 22%보다 무려 8% 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상위 10대 업체의 점유율이 93년 평균 40%에서 작년엔 50%로 늘어났다. 일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대형 업체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 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 기업의 입장에선 특히 대형 외국 업체의 공세를 어떻게막아내느냐가 최대의 현안이 되고 있다.
일례로 일본에선 NEC가 아성을 굳히려는 노력을 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애 플 컴퓨터、 IBM、 컴팩 컴퓨터 등이 강력한 공세를 퍼부으면서 치열한 공방 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 미국 업체는 가격 인하를 무기로 보다 많은 수요층 확보에 열을 올리는한편 제품 군을 확대해 새로운 수요 창출에 나서는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 하고 있다.
이중 컴팩은 일본과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시아 시장에서 이미 선두 주자로 부상했다.
아시아 현지 기업들은 "안방 지키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만 에이서 등 일부 업체를 제외하곤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업체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시장 규모면에선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현상중의 하나는 중국 의 부상이다.
지난해 중국의 PC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 이상 늘어난 54만8천대로 일본과 한국、 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중국이 머지않아 아시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다.
중국과 함께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나라는 인도 및 동남아 국가 들. 특히 인도네시아는 엄청난 인구와 성장기에 접어든 경제 성장 단계를 고려할 때 눈여겨 볼 만한 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주요 PC 제조국임에도 불구하고 판매 신장률이 가장 낮은나라로 분류된다.
이미 자국내 PC 제조 업체들이 생산한 PC가 상당수 보급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아시아 국가의 주요 PC 구매 고객은 지금까지 대부분 기업과 정부 기관 이었으나 앞으로는 가정용 PC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이다.
이미 일본에선 멀티미디어 게임과 인터네트 열기로 가정용 PC의 수요가 크게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향후 2년내 가정용 PC의 수요가 전체 PC 수요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 대만 등도 이 시장이 팽창세를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