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세계화시대 경영인

치열해진 세계 기업간의 경쟁으로 각 부문에서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있게 되었다. 세계 20대 기업 가운데 지난 70여년간 계속 20대 기업에 랭크 돼 있는 기업은 7개 기업에 불과하다. 이는 변신하지 않고 개혁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65년도 매출액 기준 1백대 기업중에서 91년에 다시 1백 대 기업에 속한 기업은 16개 기업에 불과하며, 30대 기업에 다시 속한 기업 은 전무하다.

오늘날에도 국제경영환경은 세계주의의 확산, 지역주의의 심화, 기술보호주의의 강화 등에 따른 범세계경쟁 체제가 도래함으로써 산업 각 분야에서는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각국기업간 제휴동맹이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마디로 적도, 동지도 없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예는 전자산업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으며, 모두 생존을위 한 투쟁이라고 볼수 있다.

이와 같이 급변하는 범세계 경쟁에 한국기업도 본격적으로 도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기업이 성공적 국제화를 이루기 위하여 가장 중요시해야 될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즉, 국제경영인력을 어떻게 양성하는가가 범세계경쟁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자원에 비해 인적 자원이 풍부하다는 말을 많이 해왔다.

그러나 한국기업의 급격한 국제화에 따라 국제인력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였으나 막상 국제 경영인으로서 자질을 갖춘 인재는 그리 많지 않다. 이와 같은 현상은 그동안 너무 외형적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장기적 차원에서 기업 을 이끌어갈 핵심 소프트웨어로서의 국제경쟁인력에 대한 투자를소홀히 한 탓일 것이다.

그러면 국제경영인으로서 과연 어떠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을 양성해야 하는가. 오늘날과 같은 국제경영환경하에서 우리나라 전자산업계가 성공적으로 국제 화를 추진하고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능력과 자질을 갖춘 3면 경영인을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 한다. 첫째 전세계인으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고 전세계인과 더불어 발전한다는 적극적인 공존의식을 갖추어야 한다. 최근 몇년동안 국내 산업중에서 전자산업 만큼 현지화를 위한 해외 직접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산업은 드물다.

특히, 앞으로 세계화의 진전과 더불어 후진 개도국이 한국 전자산업의 중요한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견되는데, 이때 현지국의 경제발전과 더불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공존의식이 없이 단지 이윤추구에만 골몰한다면 결국에는 현지 사회로부터 배척당해 모처럼 다가오는 세계화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공존의식을 갖춘 인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둘째, 전세계 고객을 우리의 고객으로 대할 수 있는 이문화 적응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과거 크고 넓게만 느껴지던 세계가 정보통신 및 운송혁명으로 지구촌화되어감으로써 이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고객을 우리의 고객으로 대해야 한다. 따라서 과거에는 이질적이었던 각양각색의 지구촌 사람들을 우리의 고객으로 대할 수 있는 이문화 적응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일이라 할 수 있다. 즉, 해외문화를 받아들이고 이를 우리나라 문화와 창조 적으로 결합시킬 수 있는 의식의 개방성과 포용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셋째, 전세계 자원과 전세계 기업을 우리의 자원처럼 편하게 쓸 수 있는 외부자원 활용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제 혼자만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할 수있던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외부자원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상호 협력관계 등을 통한 네트워크체제 구축을 통해 기업간 경쟁이 아닌 그룹간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예로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시장에서 소니-필립스-마이크로소프 트 진영과 마쓰시타-도시바-타임워너 진영간의 경쟁, 컴퓨터 분야에서 IBM- 애플-모토롤러의 파워 PC 진영과 마이크로소프트-인텔-컴팩의 펜티엄 진영간 의 경쟁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차세대 영상매체의 표준선점을 위해 세계 유수의 통신.컴퓨터.가전.영화업체들간의 상호협력 및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서도 잘 살펴볼 수 있다. 향후 우리기업들도 이러한 협력 및 경쟁관계에 적극 진입이 예상된다. 따라서 외부자원 활용능력을 갖춘 인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경영자들이 3면 경영인이 될 때 한국 전자산업의 세계 화는 진정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중앙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