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데이콤 최성규 상무

지난 5월 1일부터 케이블TV 유료 방송을 개시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도 본격 적인 케이블TV 시대의 막을 열었다. 케이블TV시대의 개막은 단순히 지역 매체 Community Antenna)로서 지역 방송 제공이라는 목적 이외의 커다란 의의를 내포하고 있다.

현재 선진 각국에서는 정보통신에 대한 국제 경쟁력 강화와 이에 대한 우위 선점을 위해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을 국가적인 핵심 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케이블TV가 단순한 방송 매체로서의 인식에서 탈피하여 방송.통신의 융합 매체로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주도하는 초고속 정보통신 망의 기반 구조(Infrastructure)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추세 및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국내 케이블TV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가에 대한 고찰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국내의 케이블TV 사업구조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프로그램 공급업자, 전송망 사업자라는 독특한 3분할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종합유선방송법에서 는 이들의 상호겸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종합유선방송국의 복수 소유도 공보처장관이 지정하는 지역의 방송국을 추가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지하고 있고 또한 외국기업이 국내 케이블TV사업에 참여하는 것을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케이블TV 방송구역은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전국을 1백16개 구역으로 분할하고 이중 54개 구역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를 1차로 허가하여 케이블TV 방송을 제공하고 있으며 나머지 구역에 대한 허가도 조만간에 이뤄질 전망이다. 케이블TV 전송망부문 사업자로는 한국통신, 한국전력, 데이콤이 지정되어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이 양분하여 전송망을 설치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케이블TV 전송망은 광/동축 혼합형태(HFC:Hybrid Fiber Coa.ia l)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축구간은 나뭇가지형(Tree&Branch) 구조로 되어 있어 여러 가입자가 케이블TV망을 공유하도록 설치되어 있다. 케이블TV 전송망 의 사용 주파수의 경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종합유선방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4백50MHz 구조를 사용함으로써 단방향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에 적합하도록 되어있다.

이상과 같이 국내의 케이블TV망은 다음과 같은 제약사항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첫째 현재의 종합유선방송법 및 관련제도가 규제 위주로 돼있어 방송.통신 의 복합매체로 발전시키는 데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의케이블TV전송망은 4백50MHz주파수 구조의 단방향 방송서비스 위주로 설치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초고속 정보통신망 및 향후 광대역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기반 구조로 활용하는 데에 제한적이다.

현재 미국 및 일본 등에서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통신 서비스 허용 및 이에대한 기술지원과 환경정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멀티미디어시대의 기반구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따라 사용 주파 수 구조를 7백50MHz 또는 1GHz로 확장한 케이블TV망을 이용하여 멀티미디어, 전화, PCS서비스 등의 양방향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실험이 활발히진 행되고 있으며 1~2년내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셋째, 케이블TV 전송망 장비의 국산화률이 미비하여 국내 케이블TV 시장이 외국산 장비의 전시장이 될 우려의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일부 장비를 제외한 케이블TV 전송장비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케이블 TV의 발전에 장애가 될 여지가 있다.

결과적으로 "통신과 방송의 분리"라는 규제의 틀 탈피 및 케이블TV망을 이용한 통신서비스의 제공이라는 흐름에 비추어볼 때 국내에서도 케이블TV 전송 망은 향후 중요한 통신망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여지며 이를 위해 향후 국내 의 케이블TV사업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먼저 관련법 및 제도는 향후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하여 경쟁력을 강화하는 측면으로 보완되어야 할 것이며, 케이블TV망을 이용한 통신서비스의 제공을 허용함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멀티미디어 서비스분야와 우리나라의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기반구조로 활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가입자망을 일시에 광케이블로 교체할 경우, 막대한 투자 및 시일이 소요되므로 케이블TV망에 광대역 서비스를 수용토록 하여 초고속 정보통신에 대한 수요와 경제성 우위를 검토하면서 추진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궁극적인 광대역 종합통신망(B-ISDN)으로의 자연스러운 진화가 가능할 것이다.

케이블TV 전송망 부문도 향후 멀티미디어등의 통신서비스 수용을 고려하여 현재의 단방향 서비스 수용 구조에서 양방향 서비스 수용 구조로 발전되어야 할 것이다.

케이블TV만을 이용한 양방향 통신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7백50MHz 또는 1GHz 이상으로 주파수 대역을 확장하고 이에따라 이에 적합한 장비로 설치가 이뤄져야 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케이블TV 전송 장비의 국산화률을 점차 높여나감으로써 국내 환경에 적합하고 융통성있는 망구축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케이블TV망을 단순한 방송서비스 제공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여 방송.통신의 융합매체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며 궁극적인 FTTH(Fiber To TheH ome)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구조로서 활용토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