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TV, 세계 음악시장 "패권" 노린다

전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에게 음악비디오를 공급해온 음악전문 채널 "MTV"와 음반업계 거물들간의 프로그램 공급가격을 둘러싼 유럽지역의 힘겨루기에서M TV가 일단 우승을 거둔 것으로 판가름 났다.

그간 수년동안 팝음악 비디오 프로그램 공급가격과 관련、 워너.소니.폴리그램.EMI.BMG RCA등 세계 5대 음반업체와 대립을 벌여온 MTV가 최근 유럽위원 회(EC)의 판결로 음반업계 "빅5"와 업체간 개별협상에 들어가게되는 승리의 라운드를 엮어낸 것이다.

MTV는 미국 거대 미디어업체인 바이어컴사 계열로 지난 81년 8월초 출범한 이래 현재 60여개국에 걸쳐 2억5천만 가입가구를 확보하고 있는 음악전문 채널. MTV는 무국적 혹은 다국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상품을 팔아 관련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은 물론 이제는 MTV에 승차하지 않는 가수나 음반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음악 팬들을 세뇌시키고 나아가 음반시장 구조 를 바꿔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3백30억달러로 추산되는 세계 음반시장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5" 도 MTV가 음반판매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력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론적 으로 음반업체들과 MTV는 상호의존적인 관계.

MTV는 업체들에게서 비디오 프로그램을 공급받고 있고 업체들은 음반 출반.

판매등에서 MTV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MTV는 소비자에 대한 영향력 면에서 음반업체들을 압도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MTV의 희망대로 비디오 프로그램의 공급가격인하를 위해 업체들 과 개별협상을 벌이게 된 것이다.

본래 MTV의 대음반업체 협상은 거칠기로 소문이 나있다. 그들은 여러해동안 업체들과의 협상에서 험난한 파도를 극복하며 노하우를 쌓아왔다. 이 과정에서 MTV는 비디오프로그램의 공급가격을 낮출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다 보니 음악 비디오시장에서의 양측의 대립은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게되었다. 지난 87년 "MTV유럽"이 출범하자 유럽의 음반업체들은 협상연합체를 구성해 서 MTV와의 협상에 나섰다. 음반업체들은 협상연합체를 통해서만 MTV와 상대 하기로 원칙을 세우고 MTV유럽과 협상에 들어갔다.

이런가운데 유럽위원회(EC)가 음반업계 "빅5"의 협상연합체가 독점 금지법을 위반하고 있어 업체별로 개별협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MTV유럽은 음반업체와의 협상을 멈추고 협상연합체로 인해 그동안일부 유럽지역에서 발생한 손해액에 대한 법적인 배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출범부터 MTV는 "분할、 지배한다"는 전략을 갖고 음반업체들과 대전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저렴한 프로그램 가격을 낮게 한것은 물론 음반업체들이 제작한 비디오 프로그램을 무료로 방영해주기도 했다.

그러던 MTV가 이제는 음악 비디오 프로그램은 물론 가수에 대해서도 독점권 을 원할 정도로 성장해버린 것이다.

5대 음반업체는 MTV의 희망대로 개별 협상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EMI는 MTV와 공급가격에 관해 원만한 결론을 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워너와폴리그램.BMG도 현재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외에 다른 업체들도 비공개 협상을 통해 이와 유사한 결론을 내리는 쪽으로 바라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이제 MTV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모든 음반업체들의 희망은 장기적으로 다른 음악전문 채널이 설립되어 MTV의 영향력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 뿐이다.

경쟁업체들의 출진은 MTV의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음반업계에서는 지난해초 워너.EMI.소니.폴리그램등은 유럽에서 독일어 전용 음악채널 "비바."를 출범시키고 이제는 이탈리아어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초 소니.BMG.워너.EMI등이 호주의 스타TV가 운용하고 있는 "채널 V"에 투자하기도 했다. 스타TV는 지난해까지는 아시아지역에서 MTV 프로그램을 방송해왔다. 이에 맞서 MTV는 폴리그램과 제휴해 아시아지역에서 서비스를 올 봄부터 재개하고 있다.

"비바."와 채널V는 라이벌 MTV에 비해 국제적 지명도는 높지 않지만 지금까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진정한 경쟁은 미국내에서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는 더 박스.MOR뮤직.록비디오 먼스리 등 수많은 경쟁 음악채널들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MTV를 위협하기에는 아직 힘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MTV에 있어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지난해 "빅5"가 출범시킨 음악 채널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음악채널은 미국시장에서 MTV에 대한 빅5 의 직접적인 선전포고인 셈이다.

이에 대해 MTV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들이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법무부에 제소한 것이다.

현재로선 새로운 채널만이 MTV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남아 있다.

때문에 "빅5"는 새롭게 출범한 음악전용 채널에 압력이 가해질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유럽에 이어 북미지역에서도 MTV의 승리로 판가름난다면 당분간 음악전용 채널시장에서는 MTV의 독주가 계속될 전망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