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

22일 김영삼대통령이 8일간의 미국 공식방문길에 오른다. 빌 클린턴 미대통 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하는동안 김대통령은 클린턴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상하양원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등 양국간의 기존우의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안보 및 통상협력방안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예정으로 있어 양국 협력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미국의 정계 및 경제계에서 대외통상강화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런점에서 김대통령의 이번 방미에 전경련、 무역협회、 상공회의소、 중소 기협중앙회 등 4개 경제단체장과 대기업의 대표 등 기업인 38명이 수행해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하고 경제협력방안 등을 협의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로써 양국간의 실질적인 경제 및 통상협력체제를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한.미양국간 무역규모가 5백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미국은 우리의 최대경제협력 및 수출상대국이다. 또한 WTO체제의 출범으로 세계경제가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양국간의 사전 이해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미국이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통상압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의 필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통상정책은 현 클린턴정부 출범이래 계속되어 왔지만 최근들어 한층 강화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최근 가해지고 있는 일련의 대일통상압력이라 할수 있다.

미.일자동차협상이 무역전쟁으로까지 치닫다가 타결된 것은 지난 몇달동안지켜본 바와 같다. 또 그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미국은 계속해서 일본의 필름、통신、의료장비 등 시장에 대해 개방압력을 가하고 있을 뿐아니라 미.

일반도체협정갱신도 요구하고 있다.

물론 미국 대외통상정책강화의 일차적인 목표는 무역적자감소에 있다고 볼수 있다. 지난 5월만하더라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1백14억달러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고 이중 대일무역적자가 55억달러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 보다는 미국의 대외경제협력 및 통상정책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의 변화는 최근 미 관계당국자들의 발언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로널드 브라운 미상무 장관은 지난 19일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및 중남미국가 등 10대 급속성장시장(BEM)국가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국가라고 지적하면서 이들지역에 진출하는 미기업에 대해 적극 지원하는동시에 이들 국가와 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라운장관은 오는 24 일부터 열릴 BEM관련회의를 앞두고 산업용기기、송전장비、 교통장비 및 첨단기술제품 등 미회사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서 BEM 진출을 범부처 적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아니라 미무역대표부(USTR)의 한 고위관리는 아시아.태평양시장진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아.태경제협력체 APEC 를 통한 압력을 단계적으로 노골화할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있다. 이는 아.태 및 BEM지역에 대한 새로운 통상정책이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음을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인들은 이번 김대통령의 방미를 미국정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에 걸쳐 고조되고 있는 대한시장개방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것이다. 그리하여 "일본 다음은 한국시장개방"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5월 미국의 대일무역적자가 55억달러、 대중은 28 억달러인데 반해 대한무역은 1억달러의 흑자를 올린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 고 있다.

우리는 이번 기회가 한.미양국이 동반자로서 미래지향적인 산업경제협력체제 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APEC、 OECD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관계를 다지는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