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4사가 차세대 통합매체로 급부상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사업에 승부를 걸고 나섰다. 정보고속도로가 구축되는 2천년대에는 절정기에 오를 멀티미디어 를 잡지 않고는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자4사가 추진 하는 멀티미디어사업 청사진을 보면 대단히 의욕적이다. 이들기업은 외국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M&A(기업매수합병)를 통해 멀티미디어사업의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전략이다.
멀티미디어산업은 컴퓨터.통신.가전.방송.영화 등 전자정보산업분야가 총망 라된 복합산업으로 자본력과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그 파급효과와 부가 가치성이 그 어느 산업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 이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는 기업은 독보적인 시장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국내외 유력기업들이 멀티미디어산업에 집중투자하는등 승부를 걸고 있는 것도 여기에 연유한다.
멀티미디어분야에서 기업들의 협력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이다. 국내외 업체 들 사이에선 PC.가전.통신.게임.영화 등에서 분야별 협력이나 분야별 경계나 국경을 초월한 제휴.동맹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멀티미디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남보다 앞서 관련사업에 참여하고 협력관계를 통해 경쟁력 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LG전자가 HD(고선명)TV분야에 대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미 제니스사를 최근인수 파란을 일으킨 것도 결국 멀티미디어사업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시키 려는 포석이다. 필립스와의 CD-I(콤팩트 디스크 인터랙티브)사업 확대나 미3 DO사 자본참여등도 멀티미디어부문에서 세계기업과 공존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도 올들어서 비동기 전송방식(ATM) 칩 개발전문회사인 미 IGT사를 인수하고 도시바와 멀티미디어 핵심기술 분야(반도체)에서 협력하기로 동맹 을 맺은 데 이어 미국의 명성있는 컴퓨터회사인 AST를 인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전자와 현대전자도 각각 멀티미디어용 가전제품과 핵심부품 개발을 위해 미국 데이비드 사노프연구소(DRSC)와 기술제휴를 하거나 미 AT&T GIS사와 TV COM사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광전송망이나 위성망 등을 통해 양방향 정보교환.엔터테인먼트.쇼핑.의료 등 여러분야에서 미래사회의 핵심수단일 수밖에 없으며 이에관련된 사업들이 기업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현재4사의 멀티미디어 중심수단은 컴퓨터와 가전으로 양분돼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컴퓨터에、 LG전자와 대우전자가 TV쪽에 각각 뿌리를 둔 멀티미디어 사업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이처럼 전자4사의 멀티미디어 사업구도가 급진전되고 있는 것은 특히 올들어초고속 정보고속도로 구축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는 데다 정보화촉진법 제정、 통신산업 경쟁체제 도입 등 멀티미디어 사업환경이 급속히 무르익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잠재력이 무한한 이 부문에서 우위를 확보、 첨단산업을 주도해 나간다는 그룹차원의 경영전략도 실질적인 투자확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멀티미디어는 산업구조는 물론 문화.생활양식등 사회전반을 바꿔놓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매체로 평가되기에 충분하다.
완벽한 음의 세계를 추구하는 오디오、 생생한 현장영상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TV、영상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실어나르고 처리하는 통신과 컴퓨터、 이들의 장점을 결합한 매체、 좀 과장하면 인간의 5감(시.청.미.후.촉)에다 기억.분석능력까지 가미한 전천후미디어가 바로 멀티미디어다.
시장조사전문기관들이 내놓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전세계 멀티미디어 산업규모는 오는 2000년에 3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올해 5천억원대에서 오는 2000년에는 엄청난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우리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민관의 통합전략이 더없이 중요하다. 단위기기 개발에서부터 복합시스템의 구축、 멀티미디어가 창출해 낼 새로운 사회상 제시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업계의 의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전산업과 사회를 종횡으로 연결하는 멀티미디어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정부차원에서 마련한 종합대책과 업계가 추진하는 실행계획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멀티미디어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정보인프라확충과 첨단기술개발 이 시급하다.
멀티미디어산업에서 세계적인 위상을 확보해 선진대열에 합류할 수 있느냐의여부는 전적으로 정부와 업계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