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TV、 라디오와 같은 전파매체나 신문、 잡지 등의 인쇄매체에 의존하던 광고 수단이 정보통신기술의 산물인 인터네트、 온라인 서비스、 CD롬 양방향 TV 등의 멀티미디어로 표현의 무대를 넓혀 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TV나 신문、 잡지를 통해 일방적으로 제품광고를 접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택적으로 보고 조작할 수 있는 소위 "대화형 광고"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연간 1천5백억달러규모의 미국 광고시장에서 현재 멀티미디어를 통한 대화형 광고 규모는 1억달러정도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오는 2000년까지 40억달 러로 급증할 것이라고 미디어 조사회사인 폴 케이건사는 전망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2000년대 초에는 이러한 멀티미디어가 현재 연간 3백40억달 러의 광고 매출을 올리고 있는 TV방송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전망을 전제로 할 때 미국 광고업체들이 모여 있는 뉴욕 매디슨가에현재 멀티미디어를 통한 광고제작 바람이 거세게 부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 광고업체들은 불과 2년전만해도 이 부문에 대한 투자 마인드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인터네트나 대화형 TV 홈쇼핑 채널、 CD롬에 실을 광고 제작 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리고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인수.합병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광고회사 다시 매시어스 벤턴 앤드 볼리스사가 같은 광고대행사 아인슈타인 앤드 샌덤사를 인수한 것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이다. 현재 광고업체들이 이용하는 새로운 광고매체중 대표적인 것이 인터네트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양키그룹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37%가 인터네트의 웹 사이트를 통해 자사 홍보나 제품 광고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미 9%는 인터네트를 통한 제품 판매가 정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대행사는 이러한 광고주들의 주문에 따라 인터네트를 검색하는 이용자들 의 시선을 끌기 위해 인상적인 광고 카피나 이미지를 고안해내고 컬러 그래픽 광고를 제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일반 TV시청에서의 프라임 타임대를 확보하거나 신문의 주요면에 광고 를 게재하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인터네트에서도 이용자들의 검색 빈도가 높은 "빌보드"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유망한 광고매체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CD롬 형태의 잡지.
미국 CD롬잡지 "런치" 최근호의 드워(Dewar) 스카치 광고가 눈길을 끈다.
이 광고는 PC의 클릭을 누를 때마다 게임과 유머、 상품소개、 칵테일 만드는 방법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코너를 만들어 30분동안 이용자로 하여금 푹 빠져들게 한다.
한편 이러한 멀티미디어를 통한 대화형광고에 가장 발빠른 행보를 보인 업계 가 자동차 분야이다.
현재 인터네트에는 47개나 되는 자동차업체들의 웹사이트가 개설되어 있고가장 인기있는 자동차관련 CD롬 "메캐닉스 뉴 카 바이어 가이드"는 캐딜락에 서 도요타까지 세계 유명 자동차 광고를 싣고 있다.
또한 미국의 자동차 빅3인 포드、 GM、 크라이슬러는 모두 컴퓨서브、 아메리카 온라인 등의 주요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제품광고와 판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대화형 광고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것 못지않게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먼저 특정 상품브랜드에 무관심한 이용자들의 관심을 유발시키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 광고업체들은 상품 정보와 오락을 동시에 제공하는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장거리 전화업체인 MCI는 인터네트 웹에 "그래머시 프레스 (Gramercy Press)"라는 소우프 오페라(주부를 상대로 낮시간에 방영되는 멜 로 연속극)의 제작.서비스를 지원함으로써 이용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여 자사 홍보에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두번째로 인터네트나 상용 온라인 서비스 회선용량 문제다.
동영상 광고를 선명한 화상과 빠른 속도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대용량 전용회 선 확보가 선결되어야 한다고 관련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세번째로 CD롬잡지를 통한 광고는 한번 출시되는 것으로 끝나기 때문에 그때그때 업데이트 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대화형 TV는 비용문제로 일반화 되기까지는 시일이 좀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용량 비디오 네트워크가 가정의 PC나 TV에 연결되어야 하고 가정마다 이에 필요한 장비 구입이 빠른 시간내에 확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이 매체를 이용하는 광고는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와 같은 몇가지 걸림돌이 제거된다면 광고업체들의 멀티미디어를 통한 광고전략은 현재의 전파나 인쇄매체처럼 일반인들의 상품구매 및 나아가 생활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