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PC"가 인텔의 아성에 그 어느때보다도 단결된 모습으로 도전하고 있다.
"파워매킨토시"를앞세워 파워PC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애플 컴퓨터를 비롯 이와 함께 파워PC 진영을 창설했던 IBM과 모토롤러 등 2개 업체가 신형 파워PC제품군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급신장하고 있는 클라이언트서버시장에서인텔칩과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파워PC 진영의 모습은 지난 5월 모토롤러가 파워PC를 탑재한 파워스택시리즈를 발표한 데 이어 6월에는 IBM의 파워시리즈와 애플의 파워 매킨토시 9500 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파워PC를 탑재한 제품의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활동적 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또한 파워PC 3사는 기존의 파워PC용 하드웨어 규격 인 PReP의 후속판으로 애플의 맥OS까지 포괄하는 광범위한 하드웨어 규격 CHRP에 합의하고, 이 규격의 세부사항 및 응용시스템개발에 들어가는 등 개방 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파워PC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대만에서는 TNPC라는 컨 소시엄을 구성, 파워PC에 대한 조직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등 시스템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도시바, 히타치, 캐논 파이어니어 등 주요업체에서 파워PC와 연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불 등이 쑈파워PC를 탑재한 시스템의 개발 에 들어갔다.
개인정보단말기(PDA)에서부터 노트북과 데스크톱, 미드레인지 서버, 메인프레임에 이르기까지 파워PC를 기반으로 하나의 아키텍처를 이끌어 가겠다는 AIM 애플 IBM, 모토롤러) 3사의 당초 전략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기 시작하고있는 것이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PC시장의 경우는 입지를 대폭넓히기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생시장이라고 볼 수 있는세트톱박스 등에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니트(MCU)형태로 적극적으로 채택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토롤러나 IBM의 경우 서버나 하이엔드PC쪽에 우선 채용하고 있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시스템과 주기판을 수입해 컴퓨터조립업체 등에 "파워 스택" 시리즈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파워PC 시스템시장도 다양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내 3대 PC메이커의 하나인 LG전자가 맥 클론을 공급키로 결정하면서 매킨토시를 비롯한 국내의 파워PC 시스템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수입하는 파워PC 컴퓨터는 개인용과 서버등 모두 6종 이다. 이 가운데 개인사용자용 제품은 "603 66MHz"와 "604 1백MHz" 2종.
인텔의펜티엄칩을 쓴 컴퓨터와 비교하면 각각 펜티엄 60MHz, 1백MHz를 실은 기종과 성능이 비슷하다. 파워PC 칩을 쓴 개인용 컴퓨터로 애플의 파워매킨토시에 이어 두번째로 본격 출시된 "파워스택"은 현재 나와 있거나 나올 예정인 여러 종류의 운용체계를 쓸 수 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즈 NT3.51 과 IBM의 "AIX4.1" 등 두가지로 구입할 때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고한다. 기존의 도스와 윈도즈용 소프트웨어 사용자는 윈도즈NT를, 유닉스호환 프로그램 사용자는 AIX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이 제품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OS/2 워크플레이스" "솔라리스" 넥스트스텝 등 복수의 운용체계를 올 연말께부터 실어 판매할 계획이다. 애플의 매 킨토시 컴퓨터용 운용체계 "시스템7"을 파워PC용으로 바꾼 것은 내년 5월께 부터 선보인다. 파워스택 603 66MHz만 보더라도 16메가바이트의 메모리, 5백54메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 랜카드, 16비트 사운드카드 등 네트워킹 환경 에 적합한 사양을 갖추고 있다.
모든 제품라인에 걸쳐 파워PC를 장착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IBM은 이미지난해 9월 파워PC를 장착한 파워퍼스널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IBM의 파워 퍼스널 시스템은 일반 소비자에게는 판매가 되지 않고, 주로 하드웨어 및소프트웨어 개발업체나 자체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기업체 및 연구소, 대학 등에 공급됐다.
전열을 정비한 IBM은 6월말 파워PC 603과 604칩을 장착한 하이엔드 데스크톱 과 노트북 "파워시리즈" 4개 모델을 발표했다. AIX와 윈도즈NT를 사용가능하며 파워 PC용 OS/2는 아직 탑재되지 않고 있다. IBM은 파워시리즈 제품군을내놓으면서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의 대두를 부각시키는 한편, 대용량의 정보 를 처리하고 진보된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할 수 있는 고성능 클라이언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음성, 비디오, 그래픽과 같은 풍부한 내용을 구현할 수 있는 이러한 애플리 케이션들은 사용자가 대량의 정보소스를 좀더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파워시리즈는 "파워PC604" 1백MHz를 탑재한 IBM퍼스널컴퓨터 "파 워시리즈830"모델부터 시작하여 "파워PC 604" 1백33MHz를 채택한 빠른 속도의 IBM 퍼스널컴퓨터 파워시리즈 850모델이 있다. 파워PC는 유닉스 시스템인 RS/6000부문에 최초로 탑재되었다. IBM의 고유모델이 AS/400에서도 파워PC를 채택하게 되며, 작년에 이미 파워PC 아키텍처 기술을 채용한 "AS/400 어드밴 스 36"을 발표한 바 있다.
애플컴퓨터의 총공급원인 엘렉스컴퓨터도 6월 발표된 "파워매킨토시 9500"시 리즈를 8월말이나 9월초쯤 본격적으로 국내시장에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어하반기부터 국내 파워PC시스템시장은 엘렉스, IBM, 모토롤러, LG등 다수 경쟁체제로 접어들 전망이다.
IBM과 애플의 업그레이드는 최근 경쟁프로세서 생산업체인 인텔이 "P54C", P54CS 등 고성능 펜티엄프로세서를 내놓은데 따른 맞대응 방안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인텔의 차세대 CPU "P6""P7"과의 평행선상에 출발점을 두고 있다.
빠르면 96년부터 시판이 예상되는 CHRP지원 PC에서는 그동안 IBM호환 PC와의개방정책을 꾸준히 진행해온 애플의 맥OS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CHRP 호환PC 제조업체는 애플로부터 OS를 라이선스 제공받지 않아도 시판중인 제품을 구입해 하드웨어에 조합시켜 사용자에 출하할 수도 있게 된다.
언제 끝이 날지 예견할 수 없고, 무승부란 있을 수 없는 프로세서 전쟁이 재연되고 있다. 승자와 패자만이 존재하는 이 경쟁에서 판정은 소비자에 달려있다. 누가 가장 쾌적한 컴퓨팅환경과 풍부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가에 따라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CPU경쟁을 좌우하는 것은 소프트웨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인텔은 이미 한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파워PC 3사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풍부한 사용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커다란 부담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 적인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인텔이 본격적인 명령어축약형컴퓨터(RISC)방식의 "P7"을 발표하는 시점에 가면 그동안 소프트웨어측면에서 누렸던 프리미엄이 대폭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때쯤이면 양측이 시장의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공정한 한판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