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고도 암호화 기술 해외수출 허용방침

미 행정부가 그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던 고도 암호화 기술의 해외 수출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클린턴 행정부가 보안 암호 해독 키(컴퓨터 코드 를 유보하는 조건으로 64비트의 암호화 기술을 사용한 강력한 데이터 보안 소프트웨어의 해외수출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64비트의 암호화 기술은 지금까지 수출이 허용된 40비트 암호화 기술보다 이론적으로 6만5천배나 해독하기 어렵다.

이 경우 암호 해독 키는 조건부 전자 증서 형태로 비정부 단체가 관리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 행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국제 테러단 등 범죄 단체에 의한 암호화 기술 악용을 우려하는 측과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의 해외 수출 애로를 호소하는 산업계의 주장을 절충한 것으로 지난 2년간 계속돼 온 양측간의 공방이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는 지난 93년 국가 안보 등을 내세워 암호화 코드 해독 키를 정부 당국이 관장토록 하는 "클리퍼 칩" 제안을 내놓았으나 산업계는 "암호 해독 우려가 있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나라는 없을 것"이며 따라서 이는 수출을 가로막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미 행정부는 이와관련、 비정부 단체에 암호 키를 맡기되 정부가 임의로 암호 코드를 사용한 메시지를 검열하지 않겠다는 보증을 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며 산업계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안이 받아들여지더라도 중요한 세부 사항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고급 암호화 기술이 수출되기까지는 최소한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