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은 안방극장 컬트영화 풍성

최근들어 비디오시장에 흥행대작은 없는 반면 컬트영화와 화제작들은 줄을 잇고 있다.

구스반 산트 감독의 "카우걸 블루스", 할리우드를 떠들썩하게 만든 스캔들 을소재로 한 "우디 앨런의 사랑과 배신", 브래드 피트가 살인마로 출연한 칼리포니아 등은 특히 눈에 띄는 신작비디오들.

"카우걸 블루스"는 "뉴에이지 로드무비"라는 이색장르로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영화. 성적 아이덴티티와 자아발견 그리고 섹스에 대한 탐구를 다룬 독특한 작품이다.

감독인 구스 반 산트는 미국 인디펜던트 영화계의 유망주. "카우걸 블루스 에서 그는 여성이 중심이 되는 유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영화 속의 여성들 은가사노동은 물론 어깨에 총을 메고 목장을 관리하는 일부터 멸종위기를 맞은학의 보호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남자의 도움 없이 해나간다. 주인공 인 카우걸 시시 행크쇼는 태어날 때부터 엄지손가락이 기형이다. 성장하면서 계속 자라나 엄청나게 커진 엄지손가락을 십분 이용해 씨시는 히치하이킹만 으로 미국 대륙을 몇 차례나 횡단한다. 어느날 그는 카우보이 대신 카우걸들 이 경영하는 휴양지 러버로즈에 들르게 되는데 이곳은 남성중심의 사회적 폭력에 대항해 모계사회를 꿈꾸는 카우걸들만의 목장이다.

영화 속에서 시시의 커다란 엄지손가락은 남성을 상징한다. 여인왕국을 건설하려는 카우걸들의 이야기를 컬트적 언어로 풀어나간 작품. "우디 앨런의 사랑과 배신"은 한국계 양녀 순이와의 염문으로 충격을 안겨준우디 앨런의 사생활을 다룬 영화.

1992년 천재감독이자 배우인 우디 앨런과 그의 연인이며 사실혼 관계였던미아 패로가 법정에 섰다. 국내 매스컴에서도 화제가 된 이 사건은 우디 앨 런과 미아 패로의 양녀 순이 사이의 관계가 폭로됨으로써 충격을 안겨 주었다. 미아 패로 측은 우디 앨런이 순이의 누드사진을 찍고 근친상간을 맺어왔다고주장했으며 우디 앨런 측은 패로와 정식으로 결혼한 상태가 아니므로 도 덕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우디 앨런의 사랑과 배신"은 미아 패로의 시선으로 데뷔시절의 사랑과 재판과정에서 겪는 감정의 파탄을 그리고 있다. 주연은 최근 개봉작 보이즈온더 사이드"에 얼굴을 내민 데니스 보치커리스와 "리셀웨폰2"의 패시 켄시트. "칼리포니아"(SKC)는 전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 두 남자와 두 여자의 캐릭터만으로도 기성세대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미국 역사상 가장악명 높은 살인자들에 대해 쓰고 싶어 안달이 난 작가 브라이언, 도발적인 성의식의 단면들을 렌즈에 담는 개방적인 여류 사진작가 캐리, 이유 없는 살인에 쾌감을 느끼는 도망자 얼리, 백치미가 줄줄 흐르는 웨이트리스 아델.

이들은서로를 잘 모르는 낯선 동행자가 되어 태양이 빛나는 도시 캘리포니아를 향해 함께 떠난다. 따분한 일상을 과감히 벗어던지기 위해 끔찍한 살인현장들을 답사하던 중 살인마 얼리가 본색을 드러내면서 화면은 서서히 피와 공포로 물들어 간다.

브래드 피트의 연기변신도 그만하면 봐줄만 하지만 줄리엣 루이스의 백치 미넘치는 연기가 일품이다.

그밖에 "비포 더 레인" "전사의 후예" 등 비평가들의 격찬을 받은 문제작 들도 내달 출시될 예정이다. 여름을 마감하면서 마니아들에겐 푸짐한 성찬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