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앤 더 블로피시(Hootie and the Blowfish)라는 이름의 그룹이 미국 팝계를 휩쓸고 있다. 흑인 리드싱어 다리우스 루커(Darius Rucker)와 백인 3명으로 이뤄진 이 밴드의 앨범 "깨어진 백미러"(Cracked rear view)는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4백만장의 판매고를 거두며 수개월간 빌보드 앨범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26일자 차트 1위). 이 앨범은 차트에 등장한지 무려 44 주만에 정상에 오르는 이례적인 뒷심을 발휘, 팝관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앨범이 잘 나가면 흔히 상대적으로 싱글은 저조한 것과 달리 이들은 싱글 차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 히트곡을 잇따라 터뜨리고 있다. "내 손을 잡아요 Hold my hand)와 "렛 허 크라이"(Let her cry)가 차트 톱 10에 연속 랭크 된데 이어 세번째 싱글 "단지 그대와 함께 하고 싶어요"(Only wanna be with you)도 현재 급상세를 타고 있다. 이 노래는 차트 데뷔 4주만에 12위로 껑충뛰어올랐다. 이들의 인기는 미국내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도를 과시중인 상태.
음악잡지에단골기사로 취급되고 있는 가운데 얼마전에는 권위있는 "롤링 스톤 지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공연장에는 10대 소녀들까지 몰려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이 팝계의 시선을 독점하는 것도 유행을 따르지 않고 펑크나 갱 스타랩 그룹처럼 자극적인 무대를 선사하지 않는 평범한 그룹인데도 이처럼 열화와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
팬들은 이들의 진지함과 현실적으로 와닿는 노래테마들이 좋다고 하지만 70년대식의 미국적인 사운드가 인기의 으뜸요인이라는 것이 팝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를테면 2년전부터 미국사회에일기 시작한 복고분위기에 어느 정도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 때문에 록계 일각으로부터 활기가 없고 보수적이라 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싱어 다리우스 루커의 카리스마적인 보컬과 멤버들의 정돈된 사운드는 당대 최고의 기량. 따라서 실력으로 팝계를 정복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다만 미국 남부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으로 음악이 너무 미국적인 탓에우리에게는 현재까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후티 앤 블로피시는실로 미국과 우리의 음악기호가 얼마나 다른가를 말해주기도 한다.
임진모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