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궁화 위성 4-5호 준비하자

무궁화위성이 발사초기 궤도진입에 차질이 빚어져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전국민을 당혹스럽게 했으나 불행중 다행으로 비록 단축된 수명이나마 이제 정상궤도를 돌며 제역할을 감당할 태세를 갖추어가고 있다. 일단 궤도진입에 성공함으로써 각종 시험이 끝나는 내년 2월 이후에는 우리 위성에 의한 서비스가 개시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궁화위성 1호가 궤도진입에 차질을 빚은 원인은 아직도 규명해나가는 중이다. 따라서 당초 12월로 계획됐던 보조위성인 2호기의 발사도 다소 발사일 정의 변경이 거론되고 있긴 하나、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단계에서 수명이 절반으로 단축된 1호기를 조기에 대체하기 위한 3호기 발사계획이 서둘러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이며 이를 전담하고 있는 한국통신 은이미 이달초부터 전담팀을 편성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무궁 화호 위성 1호기는 발사계획이 발표된 이후 발사되기까지 6년이 걸렸다. 이미 한번의 발사경험을 갖고 추진하는 일이라고는 하나、 늦어도 99년까지는 발사 완료해야 할 3호기 계획추진에 시간이 넉넉지 않다. 근래의 위성기술이 2년 6개월이면 위성 하나 제작해낼 만큼 발전됐다고는 하지만、 업체선정에 서부터 기본적으로 시간을 소요할 과정들이 많은 사업이기 때문이다.

위성서비스는 일단 시작되고 나면 중단하기 어려운 일들이 줄을 이을 것이고 그런만큼 3호기 발사는 서둘러 준비해야 하지만 계획이 앞당겨지면서야기되는 문제들 또한 소홀히 볼 일이 아니다.

특히 국내 관련기술의 향상과 관련해서는 3호기의 예상밖 조기발사로 인해자체적인 기술개발의 시간을 갖기가 어렵게 돼버렸다. 어느 면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부수적이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위성사업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추후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도 보다 종합적으로 검토해봐야만 할 것이다.

1호、 2호기 제작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은 기술이전을 받기 위해 배우는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아직 그 비중은 미미하다. 3호기 제작시에는다소나마 독자적인 국내 기술의 참여를 기대했지만 계획이 앞당겨짐으로 해서당초 목표했던 만큼의 기술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국내 기술의 개발이 그만큼 앞당겨 이루어지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인 만큼이제는 그 이후를 바라보려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하겠다. 어차피 위성사업이라는 것이 1회로 그칠 성질의 사업이 아닌 만큼 이후 우리 기술의 개발목표를 다시 정리 하고 그에 따른 후속 위성들의 발사계획을 종합 검토해야 할 것이다.

또 아직은 사업초기의 부담을 고려、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 프로젝트를 민간 주도로 서둘러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들이 마련돼야 할것이다. 1호의 발사 오류를 토대로 서둘러지는 3호 위성까지는 민간기업들이 자본참여를 주저할 가능성도 있지만、 본격적인 상업위성이라면 서비스 대상 의 확대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가능한 한 빨리 민간 주도로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경을 넘어 전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하지 않고 국내 시장만 을겨냥한 서비스로 지속적인 위성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것이 분명하다. 서비스영역을 국경 밖으로 확대시키려면 아무래도 정부 주도는장애가 된다.

그런 만큼 민간 주도의 본격적인 상업위성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현재 전담 팀이 준비되고 있는 3호기 위성과 아울러 민간기업의 보다 폭넓은 참여가 전제되는 4、 5호기 위성발사 계획도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

이미 1호기가 발사되기 한달전 김영삼 대통령은 재미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2015년까지 20개의 우리 국적 위성을 띄우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었다. 이같은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이제 시급한 당면과제인 3호기 조기발사 추진과 아울러 4、 5호기 프로젝트가 병행 추진돼야만 한다. 그래야민간기업도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기술개발 및 자본참여를 준비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