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베트남간의 정보통신분야 협력체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특히 그동 안주로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던 양국간의 교류가 지난 4월 도 무오이 베트남 서기장 방한을 기점으로 정부 차원의 협력으로 발전하면서 국내 통신 관련 기업들의 대베트남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당 반 탄 베트남 우전장관의 방한은 도 무오이 서기장 방한(4월)과 이계철 정통부 차관의 베트남 방문(5월)에 이은 것으로 정보통신 분야의 양국협력이 구체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탄 장관의 방한 기간동안 얻어진 가시적인 성과만 보더라도 양국협력의 무게를 짐작할 수 있다.
양국 장관이 서명한 "한-베트남 통신협력 양해 각서"는 대체로 정보통신정책의 정보교환 *양국간 전기통신서비스의 개선 및 확대 촉진 *전문가 교류및 교육 프로그램 시행 *통신 현대화 프로젝트의 참여 등으로 요약된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베트남 통신현대화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다.
현재 베트남이 추진중인 통신망 현대화사업은 현재 75만 회선인 전화시설 을2000년까지 2백35만회선으로 증설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특 히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국가 독점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통신 서비스 분야에 경쟁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도 있다. 한국통신이 추진해온 하이퐁.하이홍.광린 등 북부 3개 지역 통신망 확장 사업을 공식 승인한 것이다.
2년간 총 4천만 달러(3백20억원)을 투자해 3개지역에 4만회선을 시설하는 전화망 확장 사업은 특히 LG정보통신의 베트남 합작법인인 VKX사에서 생산하는교환기를 공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탄 장관 방한 시점과 맞춰 데이콤도 베트남 정보통신 시장 진출 계획을 밝혔다. 데이콤은 LG상사와 공동으로 베트남 중앙은행과 신용카드 조회(CCIS)사업 등정보통신 사업을 전담하는 합작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 합작사는 우선 CCIS사업을 추진하되 단계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 베트남 금융전산망 사업 과 정보통신기기 생산까지 참여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한국과 베트남간의 통신 분야 교류는 주로 교환기나 통신용 케이블 등 통신시스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국내 통신 업체로 베트남 지역에서 가장 활발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 은LG다.LG정보통신의 경우 90년부터 국산 전전자교환기 수출을 추진、 94년 말까지 총 3백만 회선의 교환기를 설치한 실적을 가지고 있다. 금액으로는약5천5백만 달러를 수출한 것이다. LG정보통신은 지난해 6월 베트남 정부와 VTX라는 교환기 생산 합작 법인을 설립、베트남 통신망 현대화 사업에 깊숙히뿌리를 내리고 있다.
LG전선도 지난해 5월 광케이블 현지 합작 생산 업체인 VINA-GSC사를 설립 、LG정보통신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통신망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탄장관 방한으로 얻은 또 하나의 성과는 향후 통신 운영 사업에 한국 기업의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한 부분이다.
베트남은 현재 대부분 정부 독점 구조인 통신사업에 경쟁체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셀룰러 이동전화와 무선호출 사업 등 이동통신 분야에 복수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면서 한국 통신사업자나 민간 기업 진출을 허가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관련 탄 장관 일행은 방한 기간동안 국내 이동통신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측과 접촉、 향후 베트남 이동통신 사업 진출에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