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대형화면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디스플레이(TFT-LCD)가 개발돼 본격적인 벽걸이 TV시대가 열리게 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92년부터 4년동안 모두 1백50억원을 들여 22인치 TFT-LCD 를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22인치 TFT-LCD개발은 벽걸이 TV、 스탠드 TV 등 미래형TV와 멀티미디어의 핵심표시장치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과, 일본과 TFT-LCD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인 일" 로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백56MD램 첫개발과 16MD램 생산량 1위로 설계 및 생산기술 면에서 최고수준에 도달해 있는 메모리에 이어 LCD분야에서 또 하나의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기술적인 면에서 보면 이번에 선보인 이 제품은 일본업체가 개발、 발표한 21인치에 비해 크기도 1인치 클 뿐 아니라 TFT-LCD의 성능을 나타내주는 해상도와 색재현성 등에서 일본제품에 크게 앞서 1백84만3천2백 화소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고 1백% 완전한 동작에 성공、 트랜지스터 집적률이 1백만 화 소 미만으로 알려진 샤프의 21인치 제품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LCD분야의 "2백56메가D램" 개발로 비유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TFT-LCD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는 크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효과는 향후 수요가 급증할 대형 LCD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유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올해 세계 TFT-LCD시장은 약 6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90 이상을 일본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LCD화면의 대형화추세에 발맞춰 20인치이상 대형 TFT-LCD의 수요가 늘어, 이 시장규모 는 연간 40%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오는 2005년에는 모두 2백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22인치 TFT-LCD개발은 바로 이같은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오던 일본업체를 따돌리고 경쟁우위에 나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기술삼성"의이미지 제고로 일본업체와 동등한 입장에서 기술경쟁을 벌일수도 있게 됐다.
뿐만 아니다. 첨단LCD 개발을 추진하는 LG전자와 현대전자의 TFT-LCD에 대한대대적인 투자를 유인하는 동인이 되기도 하고, 첨단 LCD 연구개발 참여자 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활력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이다. 그러나 TFT-LCD의 상용화 기술수준은 아직까지 초보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향후 폭발적으로 늘어날 대형화면의 TFT-LCD를 상용화하기 위해 서삼성전자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TFT-LCD상용화를 위한 기초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의 LCD기 술은 반도체기술의 축적에 의해 개발단계의 설계기술에 있어서는 일본에 전 혀손색이 없으나, 양산단계에서 프로세서 및 어셈블리 기술과 LCD관련 부품 기술 면에서는 일본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열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 다. 이러한 점을 고려、 삼성전자는 22인치 TFT-LCD상용화관련 기초기반기술을 스스로 재점검하고 미흡한 분야를 보강하고 관련부품 및 재료.장비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 대형화면 TFT-LCD기술보호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현재 LCD와 관련된 원천기술의 대부분을 일본업체들이 갖고 있다. 우리나라 전자업체의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견제도 상당히 심하다. 이러한 점에서 일본업체들의 삼성전자 22인치 TFT-LCD개발에 대한 견제는 어떤 형태로든 나타날 것이 분명한만큼 사전대응책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22인치 제품개발 과관련해 국내외에 출원한 16건의 특허를 다시 한번 파악하고 가능하다면 대형화면의 TFT 양산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추가발굴하는 열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TFT-LCD의 생산수율을 높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아무리 좋은제품이라도 생산성이 높지 않으면 개발의 의미가 없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22인치 TFT-LCD 양산의 성패는 생산수율을 어느 정도로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현재 4~14인치 TFT-LCD 생산라인의 수율은 우리나라와 일본 모두가 70~80%수준에 이른다고 한다. 따라서 삼성은 22인치 기종 이 나름대로 시장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도록 "80%이상의 수율확보"를 위한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