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95가 컴퓨터산업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24일로 출시된 지 만2개월을 맞은 윈도95의 세계 시장 판매량은 7백만장.
일반유통점을 통해 3백만장이, PC번들 판매형태로 4백만장이 팔려 나갔다.
출시 2개월만의 판매량으로 소프트웨어 사상 최고치다.
윈도95의 영향력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관련 소프트웨어, 반도체, 컴퓨 터주변기기 제조업체들의 매출 신장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도 이들 업체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윈도95 출하로 가장 신바람 난 업체는 말할 것도 없이 마이크로소프트와인텔. 윈도95 출하 시점인 지난 3.4분기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 분석가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경영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62% 늘어난 20억2천만달러, 순익은 58% 증가한 4억9천9백만달러였다. 세계 시장에서 출하되는 대부분의 개인용 PC 신제품과 20% 가량의 기업용PC에 윈도95가 번들로 깔리고 있는 사정을 감안할 때 이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윈도95에서 운용되는 응용 프로그램들의 판매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미국의 컴퓨터 관련 시장조사업체인 PC데이터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3.4 분기에 미국 소프트웨어 시장 판매액의 4분의1 이상이 윈도95 관련 제품이었던것으로 나타났다.
하드웨어 시장도 호조를 띠기는 마찬가지.
최대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컴팩 컴퓨터사는 윈도95 탑재 PC의 판매호조로 북미시장에서 이 기간중 사상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데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27%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순익도 2억4천5백만달러로 22% 늘었다. 가정용 PC 시장의 최대 업체인 패커드 벨과 델 컴퓨터도 윈도95의 시장 수요가 예상외로 크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패커드 벨은 이미 자사 출하 전제품에 윈도95를 탑재하고 있으며 델사도 선택품목으로 윈도95 제품을 판매중이다.
북미 시장에서의 윈도95의 열풍에 비하면 그 외 지역에서의 인기는 아직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이는 윈도95의 인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해당 지역어로 된 윈도95 현지판이 아직 출시되지 않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현지어 판이 출시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이들은 따라서 4.4분기에도 윈도95의 돌풍이 이어지면서 컴퓨터산업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텔의 경영 실적에서도 이같은 분석의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이 회사의 지난 3.4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6% 늘어난 42억달러, 순익은 41% 증가한 9억3천만달러로 고성장을 달성했다. 펜티엄 등 고성능 마 이크로프로세서 제조업체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이 회사의 매출은 곧컴퓨터산업의 경기 선행지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시장조사회사인 데이터퀘스트는 이와 관련, 4.4분기 PC 시장 성장률이 30 %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윈도95 출하는 관련 업체들에겐 호재로 작용하고 있지만 애플, 노벨 등 경쟁업체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노벨도 윈도95 출하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95용의 업무용 소프트웨어인 오피스95의 판매 증가 로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는 반면 노벨은 시장 잠식에 따른 대책 마련에 골몰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피스95가 출하된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업무용 소프트웨어 매출액이 전년 동기 1억3천4백만달러에서 5천9백만달러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3.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30억달러를 기록했으나 순익은 오히려 48% 줄었다.
윈도95에 대항키 위한 조치로 적극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한 결과, 순익 압박을 받은 것이다.
IBM도 이 기간 분석가들의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두었는데 그 요인중의 하나는 OS/2 워프로 윈도95에 대항하려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라이선 스계약 체결이 늦어졌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한편, 인터네트로 대표되는 컴퓨터 통신망의 발전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지배력이 약화될 것이란 예상이 있으나 당분간은 윈도95의 영향력을 능가할 제품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데 분석가들은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