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5일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방송 복합위성인 무궁화위성이 발사됐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의 발사대에서 지축을 뒤흔드는듯한 굉음과 함께 섬광을 발산하며 우주상공을 향해 힘차게 솟구치는 태극 마크도 선명한 무궁화위성의 위용을 바라보면서 본격적인 위성통신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모두의 감개는 그 어느 때보다도 컸었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의 기대속에 발사된 무궁화위성이 발사체의 결함으로 목표궤도에 도달하지 못했고 목표궤도 도달을 위한 위성체 연료소모로 위성의 수명은 저하되었지만 서비스는 당초계획된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외국에 의존해왔던 한국의 위성통신서비스는 우리의 무궁화위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위성통신 및 위성방송서비스를 하게 되어 명실 상부한 위성통신 자주국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 무궁화위성은 주계약자가 미국업체이기 때문에 국내업체의 참여사실은 잘알려져 있지 않다. 비록 하도급 형태이고 부분적이긴 하지만 국내업체가 직접 참여했던 것이다. 위성체와 관제시설분야에 대한항공.LG정보통신.하이 게인 안테나 등 3개사가 참여했고 발사체 분야에 한라중공업이 참여했다.
대한항공은 위성본체의 구조물과 대양전지 배열판 그리고 위성체 육상수송 용 컨테이너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고 LG정보통신은 중계기의 채널증폭기 등 부품일부를 생산했으며 하이게인안테나는 위성관제용 안테나를 국산화했다.
한라중공업은 위성체와 발사체의 결합장치와 보조로켓에 들어가는 20여종 의 부품을 만들어 공급했다. 또한 차세대 위성기술의 확보를 위해 한국통신.
항공우주연구소.전자통신연구소및 산업체들의 연구원 등 총 54명으로 구성 된 기술전수단이 실체 및 제작과정에 직접 참여한 바 있다.
위성방송을 위한 송신시스템은 전자통신연구소 주관아래 LG정보통신과 캐나다 MPR사가 공동으로 개발했으며 가입자용 방송수신시스템은 삼성전자.LG 전자.대우전자.현대전자.아남전자.대륭정밀.펜텍.나우정밀.미래통신 등 9개 업체가 참여하여 개발이 거의 완료단계에 이르렀다. 그리고 VSAT(Very Small Aperture Terminal)장비는 전자통신연구소와 캐나다의 MPR사에 의해 공동으로 개발되었으며 DAMA/SCPC(Demand Assigned Multiple Access Single Chan nel Per Carrier)장비는 전자통신연구소, 대우통신, 이탈리아의 스파지오사 에 의해 공동으로 개발되었다.
국내기업과 연구소들이 무궁화 위성사업을 통해 기술확보 노력을 해 왔으나그 기술은 아직도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 하고 위성통신기술 자주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같다. 첫째, 위성사업추진 조직의 통합조성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의 위성관련조직은 한국통신의 위성사업본부, 전자통신연구소, 항공우주연구소, KAIST 등으로 분산되어 있어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미국의 NASA 또는 일본의 NASDA와 같은 강력한 단일 추진 부서가 바람직하며 이같은 조직에서 국가 차원의 우주개발 계획을 확고히 수립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위성기술의 개발에는 많은 예산이 소요되고 위험부담이 따르므로 국가차원 의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즉 정보통신 진흥기금의 지원이 장기저리융자 등의 금융지원과 세제상의 혜택을 준다면 위성통신기술의 개발이 보다 활성 화될 것이다.
셋째, 위성사업의 공동참여 필요하다.
위성사업의 경우 투자재원 마련과 아울러 수요창출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 서통신사업자 뿐만 아니라 자체 수요가 많은 정부의 수요기관, 대기업 등이 연대하여 위성사업을 추진하면 기술개발에 따르는 투자분담과 위성통신 수요 의확보면에서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컨소시움은 국내 뿐만 아니라국외 위성사업의 경우에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지금 국제통신시장은 WTO체제의 출범으로 경쟁과 개방 등의 환경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내 위성관련산업및 위성이용의 활성화와 아울러 위성기술의 국내자립을 하루 속히 이루는것이 급선무이다. 이번에 발사된 무궁화 위성의 일부 실수를 위성통신기술 발전의 계기로 삼아 차세대 위성사업을 자주 기술로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 더욱 합심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한국통신 기획조정실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