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PC산업의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경쟁국가들은 계속 높은수출신장세를 구가하고 있으나 우리는 해외시장 기반을 잃어가는 등 입지 가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국산PC 수출은 90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해 지난 91년 7억2천만달러、 94 년에는 2억9천만달러、 올들어 5월까지는 8천6백만달러로 떨어졌다. 반면 우리의 경쟁국인 대만.싱가포르 등은 계속 성장세를 구가해 올들어 지난 5월말 까지 각각 12억5천만달러、 16억3천만달러를 수출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PC 수출경쟁력은 이제 선진국과의 비교대상에서 제외됐으며 경쟁국과의 격차 도 갈수록 벌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렇게 맥을 못추고 있는 우리의 PC산업이지만 국내에서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1백여만대를 국내에서 판매했으며 올해는1백50만대 내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요컨대 우리의 PC산업은 현재내수시장을 기반으로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수시장에서의 이같은 호황에도 불구하고 세계와의 경쟁을 위한 경제생산단위에는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일정규모의 생산규모를 유지해야 하나 국내시장 수요만을 가지고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이는 세계10대 PC메이커중 10위권인 일본의 도시바가 지난 94년 1백18만대를 생산했다는 사실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PC산업이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PC산업은 언제쯤 이같은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대한 전망은 부정적이다. 이러다 보면 국내시장도 조만간 해외 메이커들에게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조차 일고 있다. 그간 국내시장에만 안주해왔기때문에 외국 메이커가 시장개방에 맞춰 대대적인 공세를 취한다면 가격과 품질.기술 면에서 경쟁이 안되는 국산PC는 설 땅을 잃어버릴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국산PC의 가격인하가 잇따르고 있으므로 가격경쟁력은 염려할 바아니라고 생각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국내PC업체들이 최근들어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가격인하 러시는 유통구조의 개선이나 생산성향상 또는 기술 혁신을 통한 원가절감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빚어지고 있는 일시적인 사태임을 직시한다면 최근의 생산비 인하요인과는 별도로 연결지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PC산업의 미래는 현시점에서 암울한 것이 사실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리의 PC산업이 국내용에 머문 이유를 제조원가가 경쟁국에 비해 높고 생산 성이 선진업체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 기술수준이 대등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기술력에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와 있어 가격경쟁력만 갖춘다면 해외시장에서도 한판승부를 벌여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다가 우리는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메모리를 비롯해 TFT LCD 와CD롬 드라이브 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제 늦었다"고 자학하기보다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인식을 정립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요구된다 하겠다. 우리의 PC산업이 수출산업화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경영합리화와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든다면 현재로서는 실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대형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선을 확보하는것과 병행해 저가형 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또선진기업들이 소홀히 하고 있는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전략상품 의 개발도 추진해볼 만하다. 이 밖에 필수부품의 표준화를 통한 공동구매 방안도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PC시장의 향후전망과 PC의 산업적인 위치를 고려해볼 때 이제부터라도실지회복은 물론 해외시장 기반을 확대해 나갈 방안을 다각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