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표준 "오락가락"등, 미국 ATM 교환기시장 "찬바람"

멀티미디어시대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ATM(비동기전송모드) 교환기에 대한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네트워크 관련업체들이 ATM교환기 의구매를 미룬 채 관망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ATM교환기는 고속.대용량의 정보처리 능력을 갖고 있어 미래 정보화사회의필수장비다. 데이터.비디오.음성 정보 등을 압축, 단일 회선으로 전송할 수있으며 또한 빠른 정보처리 속도를 가지고 있어 LAN에서의 이더네트나 토큰 링 운용에도 도움을 준다.

네트워크업체들은 기존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ATM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구매를 뒤로 늦추거나 다른 업그레이드 방법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고용량 정보 전송을 위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업그레이드 방법은 일명 "광섬유 전송 데이터 인터페이스방식 . 이것이 아쉬운 대로 ATM을 대신해 당장의 업계 요구를 충족 시켜주고 있다.

관련업체들이 ATM의 구매를 미루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가격 에있다. ATM을 LAN에 채용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은 PC당 1천5백달러로 알려졌는데 이는 "패스트 이더네트"라 불리는 현재의 LAN표준 설치비용 3백~4백 달러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패스트 이더네트의 경우 기존 이더네트에비해 작동이 편리하고 신속해 ATM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업체들의 이같은 관망자세로 말미암아 LAN에 채용된 ATM은 올해 출하된 5백60만포트의 0.4%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델오 로그룹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WAN용으로의 매출이 이보다 조금 높은 것으로나타났다. ATM이 멀티미디어기술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결정되지 못한 기술표준이 아직 많이 남아있는 것도 문제다. ATM기술표준 제정을 위한 최초의 시도는 지난 90년대 초에 시작됐다. 미 어댑티브.시스코.스프린트, 캐나다의 노던텔레컴 노텔 등이 기술표준을 제안.개발하기 위해 ATM포럼을 출범시킨 것이다. 그러나 당초 기대와 달리 업체들간의 민감한 사안을 다루게 되면서 가입 업체수 7백개를 넘어선 이 포럼의 기술표준 제정관련 움직임은 눈에 띠게 둔화됐다. ATM포럼은 대부분의 표준이 마련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물론 서로 다른 업체의 ATM교환기를 연결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술표준은 불분명하다. 심지어 10개 업체 ATM제품 가운데 어느 것도 서로연계되는 제품이 없다"는 사용자들의 주장대로 ATM업체들의 대소비자 약속 은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불규칙하게 전송되는 데이터와 달리 고품질의 음성정보를 전송하는 기술 등은 업체들로서는 해결이 쉽지 않은 골칫거리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빨라야 오는 97년 WAN에서의 ATM이 보편화하고, LAN에서는 200 0년쯤 보편화할 전망이다. 이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ATM업체들에게도 바람 직하지 않은 전망이다. 이들은 투자회수가 보다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ATM의 수요는 ATM이 전송하는 소프트웨어의 보편화라는 전제가 이뤄져야 가능하다. 소프트웨어는 소비시장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현재로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식의 질문으로 귀착될 뿐이다.

미 IBM 등 일부 업체 관계자들은 데스크톱 PC에 ATM기술을 결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PC를 토큰링 LAN과 연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ATM포럼 등이 ATM을 기존 패킷교환의 고속 전송방식인 프레임 릴레이와 연결시키는 표준 제정에 주력하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 몇년후 ATM이 보편화하 면보다 많은 업체들이 자신들의 기업네트워크와 ATM을 연결하는 방법을 제시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일부 업체들은 에뮬레이션을 통해 ATM을 네트워크 지원기술로 개선해 가고 있지만 이것 역시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우리는 ATM을 자주 거론한다. 또 실제로 실험도 마쳤다. 그러나 채용이 아직 이르다는 사실만을 발견할 뿐이다"라는 업계의 지적처럼 멀티미디어시 대를 눈앞에 둔 지금에도 ATM의 만개는 아직 시기상조로 비쳐지고 있다.

<허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