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지, 홈PC시장 향후 성장률 전망

미국 홈PC시장의 미래는 과연 장밋빛인가. 지난 93년부터 확대일로를 달리고있는 미국의 홈PC시장이 고객의 수요감소로 조만간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는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 이 질문에 회의적인 대답을 던져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 이 시장이 최소한 10년 정도는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그동안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과는 배치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최근 데이터퀘스트를 비롯 IDC, 링크 리소시스, 컴퓨터 인텔리전스 CII 사와 같은 대형 시장조사회사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해 42% 가 넘는 성장률을 보였던 미국 홈PC시장이 올해는 약 25% 정도로 격감하고 내년에는 다시 15%로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신문은 또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이 시장에서 제조업체들은 극심한 이윤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으며 몇몇 업체는 앞으로 1~2년내에 도태 현상을 보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대형PC업체들도 외형적으로 화려한 실적만큼 이 시장에서 그다지 실속을 차리고 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홈PC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패커드 벨은 점유율 32%라는 위상에도 불구하고 제품판매에서 이윤을 거의 남기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금동원을 위해 일본 NEC에 자사 주식의 20%를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 홈PC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한 디지털이퀴프먼트사(DEC)나 2년 내시장점유율 3위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휴렛패커드(HP)도 이 부문에서는매출과 무관하게 이윤창출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7월 가정용 컴퓨터부문 신설과 함께 가정용 제품의 사업강화에 나선 IBM도 지난해 PC부문에서 10억달러의 적자를 낸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런데 현재 홈PC시장은 이 사업이 알맹이 없는 장사임에도 불구하고 업체 들의 신규 참여는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일본 NEC나 대만 에이서와 같은 외국업체들이 홈PC 신제품의 출하로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일본의 소니도 내년 중으로 이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어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렇게 PC업체들이 가정용시장에 대한 낙관과 함께 이 분야에 열을 올리는 데는 몇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는 기업용 PC보급률이 현재 90%에 육박, 포화상태를 보이는 것에 비 해가정용 PC는 아직 35%를 조금 넘는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를 가구수로 환산하면 앞으로 최소한 6천8백만대 이상의 수요는 대기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즉 PC의 가전화 경향으로 어느 가정에서나 이를 TV나 전화처럼 필수품으로 구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업계는 윈도 95의 출하가 이를 운용체계로 하는 고성능 PC에 대한수요를 계속 창출할 것이고 인터네트나 온라인 서비스이용의 활성화도 PC수요를 촉진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홈PC시장에 대한 업계의 이러한 희망과 기대에 반해 몇몇 시장조사 업체들및 시장분석가들은 홈PC의 수요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한다.

오딧세이 벤처사는 최근 조사에서 현재 PC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가정중 앞으로 6개월 안에 반드시 PC를 구입하겠다고 응답한 가구는 5%밖에 되지않는다고 밝혔는데 이는 3백40만대 정도로 업체들이 예상하고 있는 6천8백만 대와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한 시장분석가들은 업체들이 기대하는 대체수요에 대해서도 386 등 구형 모델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가 3차원 영상이나 응답기가 장착된 고성능PC를 사기 위해 2천5백달러라는 적지않은 대금을 과연 지불하겠는가 하는 점에서도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오딧세이는 자녀들의 게임이나 교육용으로 PC가 필요한 중산층이 상가정의 수요도 이미 포화상태라고 말한다. 이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소득 이월 5만달러 이상에 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중 66.6% 이상이 이미 PC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PC업체들이 제품판매에서도 거의 이윤을 남기지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시장이 곧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운용체계와 마이크로프로세서분야에서 각각 세계시장을 거의 장악하고 있는마이크로소프트 MS 인텔만이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을 뿐 이들 "윈텔" 카르텔의 단순 공급자로 전락한 PC업체들은 남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PC업체 관계자들은 제품당 마진율이 보통 8%에서 14% 정도로 이는20 30 되는 다른 가전제품의 마진율에 훨씬 못미친다고 하소연한다. 게다가 제품의 마케팅이나 고객서비스로 지원되는 비용이 보통 마진에서 7~10 %를 차지, 실제로 제품을 팔고 남는 이윤은 1%도 안된다는 결론이고 일부제조업체의 경영진들은 제품을 팔아도 이윤이 전혀 남지 않기도 한다는 사실을인정한다. 따라서 이들 업체는 홈PC사업에서의 손실을 기업용 제품판매 등 다른 부문에서 충당, 채산을 유지하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업체들이 홈PC 에서 손실을 감수하고서도 이사업에 집착하는 것은 이시장이 필연적으로 팽창할 것이며 점유율 확대에만 성공하면 대량판매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이룰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아무튼 업계와 시장조사기관 및 전문가들의 홈PC시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은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구현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