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도 인터네트 뜬다-디스트.모뎀 등 연결 "멀티"기능 구현

사이버 스페이스(가상 공간)시대가 도래하면서 PC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

인터네트를 통한 정보의 습득.활용 및 게임 등이 가능해지면서 값비싼 PC대신 인터네트 응용기기를 활용코자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네트 응용기기란 최소한의 PC기능만을 갖추고 기존 PC기능의 상당 부분은 인터네트에서 제공받도록 한 새로운 제품군을 말한다.

인터네트 응용기기가 최소한의 PC 기능만을 갖도록 한 것은 대중화를 겨냥 가격 경쟁력과 사용의 간편성을 고려한 것이다.

인터네트 응용기기를 처음으로 선보인 업체는 네덜란드 필립스.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CD 온라인이란 영국 자회사를 통해 인터네트 응용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필수 소프트웨어를 구비한 디스크와 모뎀 및 케이블로 구성된 이 응용기기 는필립스의 CD i 플레이어와 연계 사용, 일반 TV에서 인터네트 월드와이드 웹에 개설된 CD 온라인사의 홈 페이지를 검색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가격은 1백50달러로 멀티미디어 PC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필립스는 향후 이 제품을 이용해 접속할 수 있는 홈페이지 수를 늘려나갈계획이다. 필립스가 인터네트 응용 기기와 CD i를 연계시킨 것은 그동안 시장에서 크게 빛을 못 본 CD i의 판매도 늘려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터네트 응용기기의 개발은 미국과 일본.유럽의 다른 가전 및 컴퓨터 관련 업체들도 앞다퉈 추진하고 있어 필립스의 의도가 관철될지는 장담 할수 없다.

일본의 경우 게임기 업체인 세가와 소니 등이 인터네트 관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미 인터네트 응용기기의 개발을 진행중이다.

세가는 자사 게임기인 새턴을 인터네트의 통신 수단으로 활용,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1백달러짜리 인터네트 응용기기를 개발중에 있고소니 역시 자사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기를 인터네트와 연계 사용할 수 있게해주는 응용기기 개발에 나섰다.

일본 업체들이 그들의 히트 상품인 게임기와 연계한 인터네트 응용기기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달리 북미 최대의 영상기기 제조업체인 톰슨 컨 슈머 일렉트로닉스는 TV와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있다. TV와 연계된 인터네트 응용기기를 활용하면 인터네트의 자료를 다운로드 받을 때의 전송속도가 전화선을 이용하는 홈 PC에서보다 1천배 가량 빠르고 선명도도 우수하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미 TV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도 가전 업체에 유리한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고 톰슨측은 밝히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톰슨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가전업체들도 인터네트 응용 기기 개발에 나설 것이란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렇다고 컴퓨터 업체들이 이같은 상황을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인터네트의 등장과 함께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다 자칫하면 인터네트 응용기기 시장의 확대가 기존PC 시장을 잠식할 것이란 우려속에 인터네트 응용기기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와 오라클사가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선사는 자사가 개발한 인터네트용 객체 지향형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활용한 인터네트 응용기기 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자바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는 충분한 메모리를 갖춘 응용기기를 5백달러가량에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합작 개발에 나설 회사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유명한 오라클도 내년중 응용기기를출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애플이 이달 들어 인터네트 접속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개인 휴대 단말기(PDA)로 인터네트 응용기기 시장에 진출하는 등 컴퓨터 업체들의 움직임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인터네트 응용기기 시장의 확대가 장밋 미래를 보여주는 것만은 아니다. 데이터 저장 장치를 갖고 있지 않은데서 오는 인터네트 응용기기의 더미터미널적 한계와 인텔이 TV 프로그램을 직접 PC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인터캐스트 기술로 전통적인 PC 시장을 강화하려는 PC 강자들의 반격 등 인터네 트응용기기 시장의 걸림돌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네트 응용기기가 새로운 시장 영역으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보급형을 중심으로 기존 PC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것이라는데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오세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