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TV방송 "카날 플뤼(+)", 지구촌 전파왕국 건설 대야망

프랑스의 유료 TV방송사인 "카날 플뤼(+)"가 무서운 기세로 세계 방송관련 시장에 파고 들고 있다.

프랑스.벨기에.스페인.독일.북아프리카 등지에서 6백40만가구를 대상으로 방송사업을 벌이고 있는 카날 플뤼가 여세를 몰아 영어廣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방송 및 영화시장에 우뚝 서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총매출 22억달러라는 수치는 이 회사가 세계 최대의 유료 TV업체라는것을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카날 플뤼는 이에 만족치 않고 유럽 업체로서는최초가 될 명실상부한 세계 방송 및 영화시장 정복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84년만해도 "카날 미뉘(-)"가 될 것이라는 비아냥을 받으며 출범한 업체가 11년만에 세계 유료TV업계 수위로 부상하게 된 사실을 경이롭게바라보고 있다.

이와 같은 카날 플뤼의 전진에는 피에르 레스퀴르 회장이 있다. 그는 초창 기카날 플뤼에 합류한 이래 회사의 성장을 주도해왔다. 업계에서는 그를 두 고대중문화 개척의 귀재라고도 하고 머리가 굳지 않은 인물이라고도 평가한 다. 그런 레스퀴르가 지금을 방송시장 공략의 호기로 판단, 세계 어장에 던질 촘촘한 제휴 그물을 짜고 있다. 미국의 텔레커뮤니케이션스사(TCI), 독일의 베텔스만, 일본의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와의 제휴를 통해 각지로 뻗어나가려는 것이다.

카날 플뤼는 당장 유럽 유료TV시장에서 루퍼트 머독과 CLT연합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내년에는 프랑스에서 루퍼트 머독 및 CLT와의 일전이 있을 것으로 보고 긴장하고 있다. 카날 플뤼는 머독과 CLT의 연합이 대단한 위력을 가진 것은 분명하지만 자신들도 만만치는 않을 것이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카날 플뤼의 이런 자신만만함 이면에 TCI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카 날플뤼와 TCI 양사가 합작으로 설립할 업체는 새로운 채널 및 시장의 개척에 나서는 것은 물론 카날 플뤼의 방송영역을 아시아.중남미 등지로 넓혀 나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설적이지만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방송및 영화시장 강자들은 현재 할리 우드의 영화나 MTV.CNN 등을 넘어 "그 무엇"을 희망하는 전세계 시청자들 취향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

"지금이 중대한 전환기"라고 인식하는 미국업체 관계자들에게 있어 카날 플뤼는 가장 적합한 제휴대상 가운데 하나. 이에 따라 카날 플뤼는 지난달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공급계약을 맺었고 같은미국의 홈쇼핑 네트워크(HSN)와도 제휴를 맺었다. 이달 안에는 소니와 손잡 을계획으로 있다.

그러나 카날 플뤼의 세계시장 진출에는 "유럽시장 수호"라는 전제가 있다고밝힌다. 따라서 현재 두개의 위성 디지털방송을 출범시킬 예정인 유럽 각국정부가 카날 플뤼에 거는 기대는 상당히 크다.

미국의 문화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사명을 띠고 출범하는 유럽 위성은 수백 개의 채널을 송출할 예정인데 이들중 대부분은 유료TV부문으로 할당되어 있고이 가운데 40개 정도가 카날 플뤼의 몫으로 돼 프랑스지역에서 디지털 방송을 담당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카날 플뤼의 앞길에 장애물도 다소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유료TV채널의 난립으로 인한 요금인하다. 기존요금에 비 해매우 낮게 서비스될 것이고 이는 카날 플뤼도 저가 경쟁의 희생물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카날은 이를 정면으로 맞받아치고 있다. 질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레스퀴르의 뛰어난 위기 극복능력은 이 난국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카날 플뤼는 할리우드까지 날아 갔다가 되돌아온 경험을 갖고 있다.

미국의영화사인 캐롤코 픽처스사에 투자했다가 좌절을 맛본 것이다. 원초적본능 과 "터미네이터2"의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재정관리 실수 등으로 캐롤 코는 파산지경에 이르렀고 카날 플뤼는 지난해 캐롤코와의 관계를 청산한 바있다. 그러나 카날 플뤼는 아직도 영화가 주는 황금의 매력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카날 플뤼는 지금까지의 저자금 영화들과 달리 돈을 들일 만큼 들인 대작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임 앙드레 루셀레 회장의 경우 카날 플뤼를 미국의 홈박스 오피스(HBO) 같은 영화전문 채널로 키우려고 이 부문을 대폭 강화한 바 있었다. 그러나 자국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외국영화의 방송 을금지시킨 프랑스 정부의 조치로 이 기대는 벽에 부딪혔다. 당시 레스퀴르는스포츠경기와 음악회 중계 틈틈이 영화를 방송하는 일종의 편법을 구사, 자신의 성가를 올린 바 있다.

초창기 레스퀴르는 미국 프로그램을 모방했으나 이에 그치지 않고 창조적 능력을 키웠다. 결과 그와 그의 방송사는 이제 월트 디즈니사와 마이클 아이 즈너, TCI와 존 멀론에 버금가는 지명도를 얻게 됐다.

레스퀴르는 이것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밝힌다. 만약 그의 계획이 제대 로맞아 떨어진다면 21세기의 카날 플뤼는 유럽방송 및 영화업계의 주도적 위치를 확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임은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고 카날 플뤼도 현재로서는 선수의 일원으로 좋은 기록을 위해 힘껏 달리는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허의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