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지하탐사 시스템

석유를 탐사하거나 시추공을 뚫는데 있어서 이전보다 작업 시간을 반으로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컴퓨터 시스템이 러시아에서 개발되어 석유 업자와 각종 탐사 기술자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받고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컴퓨터 시스템은 탐사 또는 시추해 보고자 하는 지하 지점에 석유나 가스가 들어있는지 여부를 모니터 화면 상태에서 미리 알려준다. 또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어떤 광물이나 가스가 어떤 구조로 섞여 있는지광물 구조의 성격을 명확하게 알 수도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광물이 내장 된지점의 지도도 그릴 수 있고, 광물층 사이의 경계도 컴퓨터 상에서 구별할 수 있다. 게오 서비스(지리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사를 운영하는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의 게오르기 라브리엘란츠 박사의 말이다.

이 컴퓨터 시스템의 이름은 "판게아"로 우리 말로는 만병통치 약이라는 뜻이다. 석유와 가스를 비롯해서 광물 담사와 시추에 널리 활용할 수 있고, 대형컴퓨터에서 중소형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층에 적용할 수 있다고해서 이 시스템에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할 수 있다.

지구물리학과 지질학 분야에서 러시아가 최근에 이룬 성과 가운데 최고 기술로 평가되는 이 시스템은 그러나 이미 90년대 초에 과학 아카데미의 유명 한에르네스트 미칼라엡스키 박사팀에 의해 개발되기 시작했다. 그 때는 석유 와가스가 묻힌 지점을 찾아내는 기능이 주었는데, 대형 컴퓨터에서 가동될 수있도록 모든 프로그램이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완성을 앞두고있던 지난해 말 정부의 재정 지원이 중단되어 사장될 위기를 맞았다.

연구팀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하여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했고, 이를워크스테이션에 장착하려 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 또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위기를 맞았다가 미국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사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 이번에 다른 형태로 완성을 본 것이다.

석유시장의 컴퓨터화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선사는 자체 전문가들로 하여금 이 시스템을 정밀 분석해 본 결과, 이 시스템에 놀라운 새로운 기술이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자사의 모스크바 대리점을 통해 모든 기술적, 재정적 지원을 다하고 있다. 선사는 그러나 미칼라엡스키 박사팀의 기본 아이 디어는 그대로 유지하도록 애쓰고 있다. 선사는 아예 프로그램 이름과 같은 판게아 라는 합작회사를 모스크바에 세우고 기술 보강과 시장개척을 이 회사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다.

판게아 시스템은 크게 두 부문으로 되어 있다. 하나의 부문은 지구상에 있는지구물리학적 또는 지질학적 방법으로 얻은 모든 종류의 정보가 들어있는카드형태도 언제든지 제공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 다음 표준 모델을 이용하여 믿을 수 있는 계산 패러미터를 도출해내고, 매장량을 산출해 낼 수있다. 어디에 새로운 시추 구멍을 뚫을 것인가 하는 것도 이 컴퓨터 시스템이 추천해 준다. 광물 탐사의 초기 과정에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앞으로 어떤 전망을 갖고 어디에서부터 일을 시작할 것인가를 조언받을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은 또한 인공지능의 알고리듬을 이용하고 있으며, 광물의 매장을 분석하는 과제에 있어 수년간 시험해본 방법론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어느 시스템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개발팀은 국내의 주문자로부터 주문을 받아 수요자가 원하는 시스템으로 이번에 개발된 시스팀을 변경해 주기도 하고 원할 경우 외국에 수출한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벌써 한 지질연구소에 유닉스 기종에 기초한 한 시스템을 판매하기로했다는 소식이다. 한편으로는 다른 연구기관이나 프로그램 개발팀과 공동으로 또 다른 시스템을 개발하는 방안도 연구중이다.

단면을 잘라내어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단계에 시스템은 지질 단면도 를작성하거나 중력적, 전기적, 자기적 측정분야에 응용할 수도 있는 복합기술로 분류되고 있다. 또 각종의 단면 정보를 해석하는데도 독특한 기술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한 마디로 하나의 통일된 시스템의 틀안 에서 단면적 분석과 용적적 분석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이 시스템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수 있다.

판게아 시스템은 경제성 분석에서도 뛰어난 분석치를 보이고 있다. 보통 하나의 유전을 채굴하는데 수억루블이 드는데 비해 이 컴퓨터 시스템으로 8백 의 가상 유전을 전부 분석해 내는데 겨우 4억5천만루블이 들었다고 한 보고서가 밝히고 있는 탓이다. 이 특별한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이보다 최소한 1백배의 경제적 손실이 있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요약해서 말하면 판게아 시스템은 서구에서 개발된 다른 어린 해석 프로그램보다 분석에 깊이가 있고, 정보의 가공력이 높으며, 디자인과 이용자 표준 면에서 한발 앞서 있다는게 이곳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런 장점때문에 이 시스템은 개발되자마자 서양의 대형 석유재벌들과 이 분야와 관련있는연구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판게아 시스템은 컴퓨터 기술까지를 포함하여 모든 체체가 서구를 지향하는오늘의 현실에서 러시아의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자체적으로 개발되었다는 점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이 많다.

<모스크바=김종헌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