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디지털기업이 승리한다 (23)

반다이사에 있어 피핀이 가장 중요한 전략상품이라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바있다. 최우선 전략상품인 이상 그에 대한 회사의 전략도 종래의 상품과 같을리가 없다.

야마시나 사장은 다음과 같이 밝힌다.

"솔직히 말해서 피핀에 대해 우리로서도 매우 신중하게 계획을 짜고 있다.

그래서곧 바로 매출을 늘린다거나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한다거나 하는 생각 은 하지않고 있다. 피핀은 다음 시대, 즉 멀티미디어시대의 상품이기 때문에먼저 그 핵심을 어떻게 회사내로 끌어들이느냐 하는 노하우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디지털시대의 디지털상품에서는아날로그시대의 발상은 모두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여기서 말하는 노하우에는 새로운 판매기법도 포함돼 있다. "피핀이란 제품이 그렇듯이 판매방법 자체에도 역시 새로운 발상이 적용되지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피핀에 관한 한 기본적으로는 획기적인 디지털적인 판매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회사의 종래의 상품은 아날로그상품으로, 판매방법도 도매점을 통하는 아날로그적 판매방법이다. 디지털상품을 아날로그적 판매 방법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모순이다. 그러나,그보다도 피핀은 세계적 차원의 상품이기 때문에 디지털적인 판매를 하지않을 수 없게 됐다고 하는 편이 옳다. 일본에서만 통용되고 있는 도매상을 통한 판매방법으론 안된다. 피핀이 성공하면 일본의 완구업계도 역시 변화할 것이다." 그러면 디지털적인 판매란 어떤 것인가. 현 단계에서는 종래의 도매점을 통한 판매방법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피핀이 본격적으로 판매되면 디지 털적인 판매방식의 윤곽도 명확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회사체제의 변혁도 함께 추진돼야 하는 것이다.

"디지털상품의 등장으로 인해 관련 제조업체, 협력업체, 소프트웨어업체를포함한 전조직이 변해간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디지털상품사업에는 인터네트 를 사용해 본 일이 없는 직원은 참여할 수 없다. 상품을 취급하려면 디지털 사고방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수한 인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거래선도 전혀 새로운 곳으로 하게 된다.

피핀은 다른 회사에서 담당하게 된다. 회사명도 "피핀"으로 할 예정이다.

현재의반다이는 아날로그적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피핀을 담당할 수 없기때문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함께 담당하면 서로 충돌이 일어나 문제가 발생한다. 피핀의 판매를 논하기 전에 먼저 새로운 조직을 만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디지털시대에는 기업구조가 크게 변화할 뿐아니라 대외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온다.

야마시나 사장은 먼저 경쟁관계에 대해 "21세기에는 국내의 완구업체만이 라이벌이 되는 것이 아니다. 국경을 초월해 다른 멀티미디어 관련업계와도 경쟁이 된다. 총력전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라고 하면서도 각각의 특정기술 을가지고 있는 기업들끼리 제휴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벌써, 최초의 1단계부터 상품을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시대가 됐다.

이제부터는분업, 좋은 의미로는 합종연형의 반복이다. 그러므로 과거처럼 경쟁관계로 계속 존속한다든가, 적과 동지로 분명하게 나뉜다는 것은 있을수없다. 세계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려면 기업은 서로의 장점을 제공하면서 제휴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PC의 운용체계(OS)에서 애플 컴퓨터와 마이크로스프트가 서로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어떤 계기가 오면 양사가 손을 잡을 수도 있다. 또, 지금은 이 양사의 한쪽 그룹에 속해 있는 기업이 역시 어떤 계기로 다른 한편의 그룹과 제휴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서로 협력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기존의 고정관념에 빠져 이 회사는 좋다 나쁘다 하는 식의 판단은 금물이 다. 반다이를 종래의 관념으로 단지 완구회사라고만 취급하는 것은 곤란하다. 어쨌든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상품을 활발히 개발.판매.유통시키는 기업이 차세대의 소니나 혼다가 되는 것이다." 야마시나 사장은 이렇게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