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화공단 생산자동화 "바람"

석유 가공업계가 러시아에서 가장 전망있는 컴퓨터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어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시장에서 요즘 자동화 프로젝트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기업은 스웨덴에 본부를 두고 있는 ABB사다. 이 회사는 최근 컴퓨터를 활용하여 생산자동화를 서두르는 석유화학 업종에서 유닉스 기종에 기반을 둔 "어밴드 테크놀로지" 라는 시스템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커지는 시장에 비해 ABB의 현 시장 점유율은 2.5%선에 머물러 있다는게 시장조사기관들의 분석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독립국가연합에 약 2천여 개의 업체가 이 석유시장에 뛰어들어 있고 앞으로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확실시되는 데다가, 석유가공 프로그램을 약간 변형시킬 경우 다른 업종의 자동화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업종에서의 컴퓨터 수요는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 컴퓨터 시스템을 판매 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도 석유화학 업종의 자동화 동향에 관심을 가져볼만한 것으로 보인다.

남부 러시아의 우파시에 있는 한 대규모 석유가공 공단은 최근 석유에서 경제품을 뽑아내는데 필요한 시설을 가동했다. 공단은 컴퓨터로 생산과정을 자동화한 이 설비의 컴퓨터 장비에만 1천만 달러를 들였다. ABB사의 러시아 담당책임자인 엔디 피치코프스키씨는 "원료를 채굴해서 가공하는 모든 분야, 예컨대 석유.화학.금속분야에서 얼마전부터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에어느때보다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한다. 우파시의 컴퓨터 설비도 ABB사가 공급했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전체 공장 가격이 5천만달러에서 2억달러라고 할 경우 이 가격의 10~15%가 자동화 경비로 들어갈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의 한 시장조사에 따르면 원료 가공업체의 90%가 "최소한 생산 시스템의 일부만이라도 전산화할 용의가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드러나 시장 전망을 더욱 밝게 해준다. 처음에 투자비가 많이 드는 부담은 있지만 컴퓨터 로 공정을 자동화할 경우 원가 상환이 예상보다 빠르다는 게 석유업계의 자체 진단이다. 한 예로 시베리아 홈스크 석유공단의 경우 지난 5년동안 12의 라인을 컴퓨터로 바꾼 결과 지난해에 5억 달러의 판매수익을 올렸으며, 자동 화에 들어간 경비도 설비를 가동한 지 7개월만에 전액 회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전국에 흩어져 있는 2천여 석유가공 공장에서는 아직도 기체 역학 시스템에 의존하는 재래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태반인 실정이다.

이때문에전문가들은 기존의 수동식 가공체계를 대체하여 석유가공 업종에서 막 컴퓨터 기술시대가 열렸다고 보고 있다.

자동화 시스템이 가동되는 과정을 보면, 모니터 화면상에서 근무자는 애니메이션과 그래픽으로 되어 나오는생산 계획서를 본다. 수송관이나 컴프래서그리고 각종 펌프의 배치도도 컴퓨터가 그려낸다. 그리고 센서와 정보 전달장치가 모든 단계에서 생산을 조절하고, 관리 신호상의 변동사항을 처리해준다. 마이크로프로세서는 정보를가공하여 본부 모니터로 이를 보낸다. 모든 정보는 물론 디지털로 전달되고전달받는다.

이런 장비가 어려운 경제 사정과 성숙하지 못한 지불 능력에도불구하고 석유 가공업계를 컴퓨터에 가까이 가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다. 한편 모든 표준 제품은 현장에 맞게 개조할 수 있고, 때로는 부족한 부분을 현장에서 메워 표준 모델을 즉시 완성할 때도 있으며, 그런 유연한 시스템이 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고 공급자측은 말하고 있다.

<모스크바=김종헌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