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네트는 어떻게 생긴 물건인가, 네모난 물건인가, 동그란 물건인가.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을 수는 없는 것인가. 온 세상이 인터네트 이야기로 떠들썩하고 40살에 미국에서 최고의 부자가 되었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까지도 "나는 아이비엠에 도전해서 20년만에 부자가 되었다. 나에게 도전할 미래의 부자는 아마도 인터네트를 다루는 사람일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제 인터네트는 우리의 생활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인터네트를 한 번 만져 보려면 준비가 아주 복잡하다. 우선 개인용 컴퓨터 를한 대 사야 하고, 통신선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고성능 모뎀을 사야 하고, 지금까지 사용해오던 전화선 하나를 연결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도 컴퓨터에 에뮬레이터라고 하는 요술방망이 하나를 더 설치하고 그 조작법을 일주일 배워야 한다. 여기까지 준비하는 데 최소 4백만원 정도의 투자와 시간이 필요 하다. 문제는 또 있다. 이 단계에서 "인터네트 그거 별거 아니네"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를 어찌하나, 다시 무를 수도 없고. 여기에 착안해서 어떤 사람이 인 터네트를 사용해 볼 수 있는 장치를 여러 대 설치해 놓고 시간당 얼마씩의 요금을 받고 연습 할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소위 인 터네트 카페다. 그런데 이 카페가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사용자에게는 거액의 투자를 하기 전에 충분히 인터네트를 익힐 수 있는장소로 그리고 카페 주인에게는 사용료를 받는 것 외에도 몰려든 사람들에게이것저것 팔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렇게해서 카페의 수도 증가 일로에 있고 그에 비례해서 인터네트 가입자 또한 확장에 탄력이 더해지고 있으며 매월 1백만명 이상씩 늘어나는 것으로보도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안에 가입자가 1억을 넘게 되리라는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도대체 인터네트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가공할 속도로 번져 나가는 것일까.
인터네트는 한마디로 정보의 바다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서 손가락끝으로 자판을 두드리기만 하면 지구상 어디에 있는 어떠한 정보도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다. 논문을 쓰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참고하고 싶은 다른 사람의 최신 논문이,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가보고 싶은 미국 캘리포니아 의 패블비치 골프장이, 좋아하는 배우의 사진이, 다른 나라의 시장 뒷골목 풍경이. 그뿐만이 아니다. 내가 남에게 보이고 싶은 모든 것을 나의 컴퓨터를 통해 서웹서버에 올려 놓기만 하면 인터네트에 가입한 모든 사람에게 보일 수도있다. 봉화불을 보고서야 적군이 쳐들어 온 것을 알고, 승리를 해도 그것을빨리 알리는 수단이 없어 43km를 알몸으로 달려가 "우리가 이겼다"하는 한마 디를 던지고 죽어야 했던 인류에게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막 저녁뉴스에서는 인터네트를 통해 수해복구 지원을 요청하는 북한 의어려운 사정이 방송되고 있다. 인터네트에 가입한 모든 사람이 지금 저 화면을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 시대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생각 을가다듬어야 할 때가 왔다.
"인터네트의 정보는 별로 쓸 데가 없다. 저질 정보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 는신중론도 있다. 그것도 옳은 지적이다. 그러나 이 물결을 어떻게 막을 수있겠는가. 봄 동산에는 아름다운 꽃만 피는 것이 아니다. 봄 동산에는 독초 도함께 자란다. 독초가 난다고 봄을 거역할 수는 없지 않은가. 봄 동산에서 꽃과 약초를 취하고 독초는 버리듯이 인터네트라는 정보의 바다에서 양질의 정보는 취하고 저질 정보는 버릴 줄 아는 슬기를 우리 젊은이들에게 가르쳐야한다. 그래서 이 세기적인 물결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비 케해야 한다.
다가오는 새해, 96년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이 지구상에서는 인터네트 엑스포라는 정보 불꽃놀이가 1년간 계속될 것이다. 이미 참가신청을 한 60여개 국에서 수만개의 인터네트 카페가 설치되고 수많은 정보가 인터네트를 향해 불꽃처럼 쏘아올려질 것이다.
정보의 수출국이 될 것인가, 아니면 정보의 수입국이 될 것인가. 이제 이것은 전적으로 우리들의 선택이다. 다행히 뜻있는 이들이 이에 대비코자 노심초사하고 있는 줄 알고 있다. 정계.관계는 물론, 학계.업계가 총동원돼 이세기적인 힘 겨루기에서 우리의 문화를 세계로 전파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다 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진흥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