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다운 엔터테인먼트 특성을 지닌 PC를 개발하고 싶다." 일본 소니가 미국 인텔사와 손잡고 PC사업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이데이(출정)사장은 "소니의 AV기술과 인텔의 컴퓨터기술을 융합, 새로운 형태의 가정용 컴퓨터를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인다. 우선 내년가을을 목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일본, 유럽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데이 사장에게 이번 PC사업 진출은 사실 두번째 도전이다. 그는 지난 83년에 상품화한 간이형 PC "MAX"의 시장개척을 진두지휘했다. "MAX"는 아스키가 제창한 가정용PC. 소니 이외 마쓰시타등 13개사가 참가했지만 8비트의 한계로 실패, 92년에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소니의 PC사업은 실패 연속이었다. 90년에 손바닥 크기의 휴대형PC "팜톱"을 개발 했지만 1년후 중단했다. NEC의 "98"에 대항, 고안한 AXPC에도 참여했지만 본퀘도에 진입하지 못하는 불운을 맞았다.
89년부터는 IBM호환기 "쿼터L"의 판매에 손댔지만 판매대수가 연간 수만대에 불과했다.
91년에는 애플과 제휴, 소니브랜드의 매킨토시를 낸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현재 PC업계에서 소니의 존재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러번의 실패에도 불구 이데이 사장이 PC에 연연하는 이유는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집념 때문이다. "멀티미디어로 소니를 키운다"는 기본전략에서는 PC는 그 필수품목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이제 관심은 소니가 어떤 제품으로 나서느냐에 모아진다. 이와 관련, 이데이 사장은 현재구상중이지만 "표준화된 IBM호환기에 참여, 가격경쟁에 휘말릴 생각은 없다"고 밝힌다.
이런 시점에 미국에서 선 마이크로시스템스나 오라클이 새로운 개념의 PC를 개발하고 있다. 인터네트와 게임기능을 강조해 설계, 가격을 5만엔 정도로 하는 사양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데이 사장이 "고객의 요구에 맞춰 사용하기 편리한 것"을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움직임을 염두해 두고 있다.
소니도 PC사업과 관련 강점을 지니고 있다.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 CD롬 드라이브등 가 격경쟁력이 있는 주변기기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제휴업체인 인텔로부터 싸게 주기판만 제공받으면 저가화를 실현하기 쉽다.
게다가 우선 진출지역인 미국에서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의 성공으로 소니브랜드의 지명 도는 어느때보다도 높다. 그러나 소니의 제품이 신개념을 지향하는 만큼 적지 않은 위험부담 을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년엔 후지쯔와 히타치도 미국 PC시장으로 뛰어든다. 이들 양사와 달리 소니는 신개념 의 PC를 겨냥하고 있다. 시험대가 될 미시장에서 소니가 어떤 점수를 받을지 주목된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