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2)

녀석이 섬뜩한 것은 시어스에서 산 듯한 싸구려 미야키양복이나 뱀가죽 부츠 때문이 아니었다. 티후아나 구미 조직폭력단 같은 멕시코 야쿠자 냄새 때문도 아니었다.

바로 녀석의 얼굴이었다. 성형수술한 얼굴을 많이 보았지만, 고비는 한번 도그런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레이밴 비디오가 찰칵거리면서 찍는 소리가 난다. 거미줄 같이 얽힌 은색 체인이 얼굴의 왼쪽을 완전히 가리고 있었다. 왼쪽눈썹에서부터 아랫입술까지 마치 스테이플로 베일을 얼굴에 찍은 것처럼 걸려 있다.

여전히 고비를 향해 싱글거리며 말을 건넨다.

"카를로스 모랄레스라고 합네다. 만나서 반갑수다." 그리고는 작은 청동 케이스에서 흰 샤부 가루를 꺼내 고비에게 내민다.

"한번 하시구려. 이놈의 비행기보다 더 빨리 보내줄 테니." "괜찮습니다. 전 고비라고 합니다. 프랭크 고비요." 정중하게 사양하면서 고비는 자신을 소개한다. 은색 얼굴은 샤부에 코를대고는 들이킨다.

"실례합니다. 휴……!" 코를 벌름거리며 소리친다.

"히야, 끝내주는군." 고비에게 손을 내민다. 갖다 붙인 문신 같은 선홍색 반점이 있는데 자세히보니 홀로그램된 것이다. 틀림없는 티후아나 구미 폭력단의 장식이다. 해넣은 금이빨도 틀림없는 야쿠자 표시다.

"여긴 순 비즈니스하는 사람들만 있군요. 그 사람들 말로 비즈네수죠? 형 씨는 어떻습니까?" "전 시장 조사가 직업입니다." 고비가 답하자 모랄레스는 웃음을 터뜨린다.

"그렇기도 하겠수다." "그러시는 댁은 어느 계통에 계시죠?" "이 계통이오." 샤부를 좀 더 맡으려고 케이스를 꺼내며 카를로스가 말한다. 그리고는 그 걸쳐들어 보이며 다시 한번 고비에게 권한다.

"스피룰리나나 어쩌다 한번씩 피울까 별로 안합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죠." 은빛 커튼을 뒤로 젖히는 모양이 제법 우아하기까지하다. 체인이 부딪치며찰랑거리는 소리를 낸다. 순간 그의 오른쪽 눈이 커졌지만 기내 한가운데의무대를 향하고 있다. 잠시 후,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부토 시간이 된 것 같군요." 기내 연예오락을 일컫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