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4)

"무슨 일이죠?" 방금 전만 하더라도 그렇게 고요하던 그의 숨소리가 이제 토끼처럼 뛰는심장의 고동과 박자를 맞춘다.

"컴퓨터 시스템이 나갔던 것 같수다." "비행기요?" "비행기도 그렇고 저 자도 그런 것 같고요." 성냥갑 무대 위의 종이 성냥처럼 뒤틀린 채 매달려 있는 부토를 가리킨다.

클라우디아가 씩씩하게 무대를 향하여 걸어간다. 미국인 중의 하나가 따라간다.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태도로 보아 엔지니어인 것 같다.

"아니, 이건 사이보그잖소?" 그는 클라우디아에게 수수께끼 같은 눈길을 보낸다.

"알 수가 없군요. 이 자가 사이보그라니, 알고 계셨습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이거?" 그녀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 평정을 되찾는다.

"연예오락 사이보그 프로그램을 시험 도입하는 중이거든요. 하지만 보통 가라오케 시간에만 공연하기로 되어 있어서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모르겠군요. 아마 갑자기 바꾸게 되었나 봅니다." "당신네 사이보그가 폭발한 것 아니오? 우리 목숨이 붙어 있는 것만도 다행이군요. 그 미국인은 그녀에게 화를 낸다.

"자네 생각엔 그래 어떤가?" 엔지니어의 친구가 묻는다. 무대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엔지니어는 부토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사이보그의 머리에 난 구멍을 들여다 본다.

"글쎄……. 뇌에 흐르는 전류가 단전된 것 같긴 한데 그렇다구 왜 이렇게터졌을까? 부품이 불량이었나? 모르겠네. 어쨌든 조사는 해봐야 할 것 같아.

이모델은 처음 보는 거라 어디 제품인지도 모르겠고." 입술을 꽉 다문 채 클라우디아는 허리에 달려 있는 관제탑 통신기를 본다.

화면에나온 데이터를 소화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마침내 그녀가 고개를 들고 승객들에게 발표한다.

"잠시 비행에 문제가 있었던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토리 항공023기는 다시 안전하게 운항하고 있습니다만, 관제탑에서 항로변경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이제 뉴나리타에 착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제7우주정거장으로가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거기에서 이민국 절차를 밟고 하룻밤을 묵으신후 아침에 셔틀을 타고 뉴나리타로 가시게 될 겁니다. 제7우주정거장에는 약15분 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