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뉴도쿄를 향하여 (5)

"제7우주정거장이라고?" 카를로스는 그 큰 눈을 깜박거리며 고비에게 윙크를 한다.

"그거 재미있겠는 걸요?" 고비도 물론 제7우주정거장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지만 자신이 거기에가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카를로스는 고비 쪽으로 손수건을 하나 내민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그가 자신의 코를 닦아주려고 하는 것 같은 우스운 착각이 들었다.

대신 그는 고비의 얼굴 바로 옆, 머리 받침대 위에 있는 무언가를 홱 잡아뜯는다. "이게 찌를 때까지 기다리시지는 않겠죠?" 그리고는 손수건을 펼쳐 속에 있는 것을 득의양양하게 보여준다.

"아니, 그게 뭐죠?"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화살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고비는 묻는다.

카를로스는마치 꽃향기를 맡는 것처럼 냄새를 맡는다.

"흠……." 마침내 입을 연다.

"이건 눈의 여신, 후키야라고 부르는 건데 사람을 잠재우는 데는 특효죠.

심장이아주 오래 박동을 멈추는 동안 모든 기관의 활동이 멈추는 겁니다." 그리고는 키들거리며 묻는다.

"기내에 사이보그를 태워서 테트로도톡신(복어독의 성분)으로 요리하려고 할만큼 댁을 찾는 사람 있소? 그리 빗나간 것도 아니구려. 조금만 오른쪽 아래로 왔으면 댁은 지금쯤 사시미가 되었을 텐데. 입만 폭발을 안했어도 맞았을것이오. 입으로 쏜 것이거든요." "댁은 누구시오?"하고 묻는 순간, 클라우디아가 그들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하는 것이 보인다.

"우리가 같은 배를 탔을지도 모른다는 정도만 해둘까요?" 수수께끼 같은 대답이다.

"자, 이제 남은 시간이나 재미있게 보내시죠." "괜찮으세요?"하고 묻는 클라우디아의 시선이 고비를 향해 있다. 그리고는카를로스의 손에 있는 손수건에 잠시 눈길을 준다.

"코피가 좀 난 것 뿐이오, 아가씨." 카를로스는 손수건을 얼굴로 가져와 코를 킁킁거리는 척을 한다.

"별거 아니오. 저 자처럼 되지는 않았으니, 괜찮은 것 아니겠소?" 비행기가 제7우주정거장의 회전 플랫폼에 가까이 내리는 동안 고비는 호흡 을늦춘다. 적막한 우주의 어둠 속에서 28층의 고성(고성)만이 밝게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