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으시죠." 화분에 심은 나무 한 그루가 귀퉁이에서 시들어가고 있다. 윙윙거리는 곤충과 새, 그리고 원숭이들이 꽥꽥 소리지르며 이리저리 다니는 정글을 뒤로 하고 흐르는 메콩강이 비디오로 비춰지고 있다.
현창 저쪽, 칠흑 같은 우주너머로 일본 열도와 함께 동아시아의 일부가 보인다. 앞으로 몇 시간이나 더 있으면 저 모습이 바뀌게 될까? 어쨌든 그때까지는 저 신기루가 남아 있을 것이다.
"자,"하고 다나카가 입을 연다. 그의 컴퓨터는 연기에 가득찬 것처럼 흐릿하다. 그러나 일단 그가 앞에 앉자, 화면의 일부가 깨끗해지고 아이콘이 몇나타난다. 다나카는 그중 하나를 누르더니 입술을 달싹거리며 읽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슬쩍 고비를 바라보며 말을 시작한다.
"프랜시스 고비 박사. 버클리대학 교수"하더니 눈썹을 약간 올리며 묻는다. "초인류학이라구요? 흥미있군요." "새로운 학문이지요." 어깨를 으쓱하며 고비가 답한다.
"일반인에게는 별 재미없는 분야입니다." 다나카는 손을 들어올린다.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자개 무늬를 한 작은 상자에 손을 뻗는다. 그것을 열고는 고비에게 권한다.
"담배 피우십니까? 이건 말보로 포로 맛은 두 배이고 니코틴은 완전 제거 한겁니다. 우리 기업들 중의 하나인 고바야시 우주 농장에서 바이오 농법으 로재배한 거죠. 혹시 잘 모르실까봐 말씀드리지만, 고바야시는 세계 10대 그 룹안에 드는 그룹입니다." "괜찮습니다. 전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합니다. 그러니…….""저 역시그렇습니다. 상자를 닫고 밀어놓으며 다나카가 말한다.
"우리 둘은 참 비슷한 것 같군요." "다나카씨, 이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지 말씀하실 때가 된 것 같군요.
사무실도멋있고 전망도 좋지만 우리가 여기 있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니 별 말씀을요, 박사님……. 우리 우주역에 박사님 같은 분이 방문하는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말투가 갑자기 달래는 듯하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지만 눈은 아직도 파일을 읽고 있다.
"박사님, 교수가 되기 전에는 사립탐정이셨군요? 그렇죠?"미소를 띠며 고비를 올려다 본다.
"오래 전 일입니다." 고비가 무뚝뚝하게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