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최근 장기신용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데이콤의 주식 1백29만주를 3천6백15억원에 전량매입함으로써 사실상 데이콤 경영권을 인수했다. LG그룹 이 이번에 매입한 주식은 데이콤 발행주식의 9.84%에 불과하지만 LG가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2.45%와 비계열 관련사 보유주식까지 합치면 27%선에 이르러 LG그룹은 데이콤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93년 11월 한국통신이 보유한 데이콤 주식매각을 시작으로 2년이상 끌어오던 재계의 데이콤 인수경쟁은 일단 LG그룹의 승리로 끝났다.
데이콤의정보통신사업은 멀티미디어시대에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비유돼 왔다. 그만큼 성장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 92년까지만 해도 2천6백80 억원에 그치던 매출액이 해마다 크게 신장해 93년 3천2백50억원、 94년 3천4 백4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에는 3천8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상반기를 기준으로 데이콤의 각종 재무지표를 보더라도 경영의 견실성 을엿볼 수 있다. 데이콤은 자본금이 6백2억원인데 자본총계는 2천2백33억원 으로 유보율은 2백70.6%나 된다. 순이익률 면에서도 상반기까지 모두 1천7 백70억원의 매출을 올려 그중 1백85억원을 순이익으로 남길 정도로 수익성이좋았다. 데이콤의 사업이 그만큼 안정적이고 짜임새가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콤은 신규사업에도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통신이 독점해오던 국제전화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내년부터는 시외전화서비스를 개시 할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위성계 이동통신서비스와 주문형 비디오서비스(VO D) 등 첨단 멀티미디어 통신사업 참여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삼성과 현대그룹이 이번 장기신용은행의 주식매각 입찰에 참여한 것도 데이콤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의 데이콤 경영권 확보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있다. LG그룹은 구본무회장 취임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공격경영"을 가속 화해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정보통신 단말기.시스템사업과 함께 서비스영역 까지 확보、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됐다.
대외적으로는 경쟁그룹의 통신서비스사업 진출을 촉진시켜 국내업체의 국 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1、 2위를 다투는삼성과 현대그룹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해 98년 이후 가시화할 선진 대형업체들의 대한진출에 맞설 수 있는 경쟁체제를 조기에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콤의 인수로 시너지효과를 등에 업은 LG와 삼성.현대 그룹들은 내년상반기중 있을 개인휴대통신(PCS).주파수공용통신(TRS).국제전화.무선데이터 등 관련 신규 통신서비스사업자 선정에 온 힘을 쏟을 것이다.
현재 대내외적인 정보통신환경은 급격히 국제화.개방화하고 있다. 이에 따 라국제경쟁력이 사업성패를 좌우하는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통신서 비스시장 개방에 앞서 대내적인 경쟁체제를 먼저 구축하려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이다. LG그룹이 이번 장기신용은행주식 매입으로 당장 데이콤의 경영을 좌지우지 할수는 없다. LG의 지분이 12%대여서 데이콤의 주식을 일부 보유한 삼성.현 대.동양그룹 등이 LG의 독주를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LG그룹은 데이콤의 경영권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기까지 유념해야 할 점이있다. 그 하나는 데이콤의 우수한 기술인력 유출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획된 정보통신사업을 무리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LG는 우선 데이콤 임직원들의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켜 이들이 의욕 과자신감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그룹차원에서 데이콤 과계열사들의 사업영역이 중복되지 않도록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구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