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애플, 부품 공급난 "고민거리 해결"

"안정된 부품공급선을 확보하라." 이것은 미국의 애플 컴퓨터사가 내건 최대의 슬로건이다. 그것은 애플이 부품부족으로 인해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곤혹을 치렀던올해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애플이 현재 안정된 부품조달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는 국가는 대만. 애플 의한 관계자는 앞으로 대만 컴퓨터업체들로부터 부품을 살 계획이라고 전했다. 애플사 대만지사의 알란 창 이사는 "대만업체들이 애플의 가장 주요한 협력업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주요 컴퓨터업체들도 애플의 이같은 전략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계 7위의 컴퓨터업체인 대만의 에이서는 "애플에 부품을 기꺼이 공급 해줄 용의가 있다"며 "우리는 이미 애플 본사에 이를 협의하기 위한 대표단 을파견했다"고 말했다.

대만의 컴퓨터업체인 엘리트그룹 컴퓨터 시스템스도 "애플은 대만을 부품 공급선으로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엘리트그룹의 프랭크 후 앙사장은 "애플과 부품 공급계약을 협의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의 경제지인 "이코노믹 데일리"는 이들 업체 외에 대만의 마이택 인터내셔널 타퉁, 퍼스트 인터내셔널 컴퓨터 등의 업체도 애플과 부품공급계약 을협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대만으로부터 부품을 공급받으려는 것은 몇가지 이점 때문이다.

우선 대만업체들의 부품공급가격이 미국이나 기타 지역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또 대만업체들이 가격은 저렴하면서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를 생산하는등 전반적으로 컴퓨터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플이 이전부터 대만의 컴퓨터업체들과 협력을 유지해온 것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된다.

애플은 모토롤러, IBM 등과 개발한 파워PC의 판매촉진을 위해 대만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왔다. 애플은 지난 93년 파워PC 마이크로프로세서의판매촉진을 위해 대만에 "뉴PC컨소시엄"을 발족했다. 여기에 가입한 업체 로는 퍼스트 인터내셔널 컴퓨터, 타퉁, 마이택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현재 부품공급 계약을 협의중인 엘리트그룹도 지난달 27일 애플의 호환제품을 만들기로 계약한 유맥스 데이터 시스템스사의 계열사인 것으로알려졌다. 엘리트그룹의 후앙 사장은 유맥스 데이터 시스템스 사장을 겸임하고있다. 애플은 또 에이서 및 타퉁사와도 협력을 유지해 왔다. 애플은 현재 에이서로부터 노트북PC를 공급받고 있으며 타퉁으로부터 컴퓨터 모니터 등을 구입하고 있다.

애플이 비용을 줄이고 안정된 부품공급선을 확보하기 위한 이같은 전략은 현재 파워PC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린 상황과 맞물려 있다. 애플은 지난1 0월 "퍼포마PC"의 가격을 4~21% 인하했다. 이같은 가격인하는 애플의 마 진폭을 27.2%에서 20.7%로 축소시켰다. 더 이상의 가격인하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애플은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애플이 대만으로부터 안정된 공급선을 확보하고 비용을 줄여 인텔-마이크 로소프트사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러나 대만 제품이 비교적 가격대 성능비가 높고 매킨토시 제품이 특화돼아직까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당분간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