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무전기(CB 트랜시버)와 햄(HAM:아마추어무선사)기기는 여러가지 면에서비슷한 무선통신이다. 전파사용료를 내지 않는데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 로통신한다는 점에서 특정인들만을 상대로 통화를 하는 셀룰러(이동전화)와 는상당히 다른면을 지니고 있다.
햄은 자격증을 따야만 개국할 수 있고, 생활무전기는 일반인들이 허가없이 개통할 수 있는데 무선통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먼저 생활무전기 를 개통한 뒤 일정수준에 오르면 햄통신으로 바꾸고 있다. 생활무전기나 햄은 모두 콜사인으로 서로 상대방을 호출해 통신을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생활무전기는 햄의 동생격인 셈이다.
최근들어 국민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레저활동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허가없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무전기 수요가 급증, 현재 동호인들이 10 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생활무전기는 지난 90년부터 정부가 허가를 받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내수 시장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동차량간 방향선도나 등산, 낚시, 해수욕 등 가족 연인간 나들이용 통신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 활용된 주파수는 세계공통으로 할당돼 있는 27MHz대역 에 40개 채널.
특히 지난 93년 6월부터 정부가 생활무전기를 차량용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규제를 대폭 완화함에 따라 지난 94년 1월부터 나우정밀과 제일엔지니어링이차량용 생활무전기를 처음 출시한데 이어 화영산업 등 관련업계가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활무전기의 사용층이 급증함에 따라 동호인들도 급격하게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들은 1백여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 집계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12무선봉사대를 비롯해 서부네트, 강변네트, 한강네트, 올림 픽네트, 강동네트, 잠실네트 등 20개이상의 동아리들이 최소 50명에서 많게는1백명까지 회원을 확보, 친목을 도모하는데 생활무전기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 원주에는 치악산네트, 경기도 안양시에는 안양네트 등 지역동아리들도 도별로 10개~20개의 동아리가 구성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 동아리 회원들은 각 단체들간 친목도모만을 위해 통신할 뿐만아니라서울지역의 회원이 부산지역에 갔을 때도 자신의 콜사인을 이용할 경우 도로교통안내 등의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는 등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긴요한 통신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생활무전기의 사용처가 늘어나고 중요도가 점점 부각됨에 따라 시장규모도 날로 확대되고 있다.
국내 생활무전기 시장규모는 지난해 2만대 40억원정도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만해도 3만명 60억원대로 급증했다. 올 연말까지의 시장규모는 5만대 이상을 기록, 시장규모가 처음으로 1백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에는 생활무전기의 고급화로 인해 2백억원대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활무전기 시장이 날로 급신장세를 거듭함에 따라 이 분야의 신규 참여업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맥슨전자를 비롯해 나우정밀.승용전자.화영산업.제일엔지니어링.해양통산 등기존 업체외에 메이콤.미래전자통신.팬택.세이프티테크놀로지.메택스 등 올들어 5개업체가 신제품을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중이어서 국내 시장을 놓고선점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참여 업체들간의 이같은 선점 경쟁은 자연히 가격 경쟁으로 이어져 보급기종의 경우 판매 가격이 하락하는 한편 최근들어 15만원대를 넘은 고급제품이 잇따라 선보이는 등 기종 다양화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생활무전기도 이제는 단순한 무선통신기능외에 *카스테레오 기능 *라디오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고 있는 추세이다.
신규업체들의 시장진입 노력도 열을 더해가고 있다. 신규업체들은 기존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능은 높고 가격은 저렴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신규업체들은 초기 시장진입에 있어 주공략 대상을 생활무전기 를구입하려는 초보자들로 선정, 마케팅활동을 펼치고 있어 이 분야 선점업체 들간의 선점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생활무전기분야의 가장 두드러진 마케팅 특징은 내수보다는 수출부문이다.
국내업체들은 연간 50만대로 추정되는 전체 세계시장에서 60~70%를 점유 율을 기록, 생활무전기 생산종주국으로 확실한 자리를 히고 있다. 일본산 햄이 세계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면, 생활무전기는 국내 업체들이 세계시장을 휩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세계 생활무전기 시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리나라위상도 최근들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해 홍콩, 태국등이 값싼 인건비를 내세워 이 분야 시장에 속속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이제까지 중.저가 위주의 수출전략에서 탈피, 최 근들어서는 이를 고급기종으로 수출전략을 수정하는 한편 수출지역도 미국.
유럽국가에서러시아.동구권지역으로 확대하는 등 수출지역 다변화에 힘을쏟고 있다.
또한 최근들어 생활무전기의 수출부문에서의 특징은 신규업체들의 시장 개척및 수출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콤을 비롯해 미래전자통신, 세이프티테크놀로지 등 신규업체들의 경우초기 해외수출을 목적으로 개발된 제품을 위주로 대당 1백달러 이상의 고가 격으로 수출에 나서고 있다.
내수시장에 있어서는 10개가 넘는 국내업체들끼리 1백억원이라는 좁은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데다 수출에 있어서는 저가를 최대무기 로삼는 중국 등의 추격이 본격화되고 있어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은 날로 그 강도를 더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산 생활무전기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비해 햄의 경우는 아직 열악한 실정이다.
국내 아마추어 무선통신은 지난 55년 4월 19일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이 설립된데 이어 5월 25일 서울대 문리과대학에서 "HL2AA"라는 콜사인으로 실험 국이 최초로 개통된게 그 효시다.
이후 햄 인구는 통신보안이라는 제약으로 동호인들의 숫자가 적었으나 최 근들어 이같은 제약이 대폭 풀리면서 햄 인구도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햄 개국 숫자는 2만5천국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햄 동호인들의 경우 대부분이 생활무전기를 사용하다 햄을 속속 개국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들어 국내 햄 인구수는 급증하고 있는데 비해 이 분야의 산업 은아직 걸음마단계이다.
지난 55년 햄 제도 도입 초기부터 일본의 켄우드, 야에수, 아이콤, 알린코 등이 내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생활무전기의 경우 국내시장에 외국산제품이 거의 발을 들여 놓지 못하고있는 반면에 햄은 일본산제품이 내수 시장의 90%이상을 독점하는 등 대조적 인현상을 보이고 있다.
맥슨전자가 지난 92년 5월에 1백45MHz대역의 초단파(VHF) 휴대형 제품인 MHR-201을 첫 출시해 일본제품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이어 승용전 자와 반도통신이 신제품을 출시하는등 이 분야 시장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이처럼 국산 햄기기 생산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일본 제품에 밀리고 있는반면 해외시장에서는 나름대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맥슨전자와 승용전자가 최근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독일 등 수출시장을 개척한데 이어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시장개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내수의 열세를 해외 수출에서 만회하고 있는 셈이다.
맥슨전자.승용전자 등 국산 햄기기업 체의 올해 수출실적은 약 3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이들 양사가 신모델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나서 신장세가 주목된다.
특히 신규업체인 메이콤의 경우 그간 햄기기의 종주국인 일본에 독자모델 로첫 수출하는 쾌거를 기록하는 등 국내 업체들의 시장 공략도 괄목할 만하다. 여기에다 햄기기 내수시장도 최근들어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최근들어 일본의 JRC사와 미국의 모토롤러사가 햄기기시장에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지고 있어 향후 국내 햄기기시장은 한.미.일의 3파전으로 시장쟁탈 구조가 변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국내 햄기기의 시장규모는 전년과 비슷한 약 50억원정도에 이를 것으로예상되고 있다. 이중 일본산 제품이 40억원을 차지하고 맥슨전자 등 국내 3개사가 25%의 시장을 분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햄시장의 또다른 변화의 조짐은 신엔고다. 최근 2~3년사이에 강하게 불고있는 신엔고의 영향으로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이제는일본산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제품 품질도 일본산 제품 에비해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국민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생활무전기. 햄통신의 인구는 앞으로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관련업계의 시장개척은 공격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 인연구개발 투자확대와 마케팅활동의 강화이다. <김위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