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트워크 컴"시대 대비하자

인터네트를 포함한 네트워킹 시대가 도래하면서 최소한의 PC기능만을 갖춘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 컴퓨터"(Network Computer)가 급부상하고 있다. 네트워크 컴퓨터는 고성능.다기능 지향적 퍼스널 컴퓨터(PC)와는 달리 가격이 저렴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수 있어 PC산업의 환경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최근 미국의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이의 개발에 경쟁적 으로 나서고 있어 국내업계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네트워크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인 미국업체는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와 오라클이다. 워크스테이션 전문업체인 선사는 자사가 개발한 인 터네트용 객체지향형 프로그래밍 언어인 "자바"를 활용한 5백달러 수준의 인 터네트 응용기기를 개발하고 있고 12개 업체가 이미 이에 대한 라이선스계약을맺은 상태다.

이와 함께 최근 인터네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는네트스케이프 커뮤니케이션스사와 선사가 공동으로 인터네트의 통합언어인 자바 스크립트"를 개발한 데 이어 IBM.애플컴퓨터.실리콘그래픽스를 비롯한3 0여개의 미국 유력 컴퓨터업체들이 "자바 스크립트"를 지원한다고 나서기도했다.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업체인 오라클도 내년중 인터네트 응용기기를 출하한다는 계획이다. 오라클이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일시적인 데이터 저장용인4MD램과 응용프로그램 저장용인 4MB 플래시 메모리 및 마이크로프로세서 등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라클은 기존의 복잡하고 비싼 PC대 신값싸고 편리한 컴퓨터를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애플사가 인터네트접속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개인휴대단말기(PDA) 로이미 인터네트 응용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이같은 네트워크 컴퓨터 및 인터네트 응용기기 개발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인견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 PC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마이크로소프트、 즉 "윈텔"진영은 네트워크 컴퓨터로는 증대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이를 단순히 자기진영의 아성을 무너뜨리려는 이른바 AIM(애플.IBM.모토롤러)진영을 비롯한 경쟁업체들의 공략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시각은 인터네트 응용기기는 데이터 저장장치가 없어 더미 터미널 이안고 있는 한계성을 벗어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사실 컴퓨터는 메인프레임에서 PC로 다운사이징된 이래 고성능.다기능화의길을 걸어 왔다. 이같은 컴퓨터의 발전추세에 비추어 볼 때 단순기능의 네트 워크 컴퓨터나 인터네트 응용기기는 분명 그에 역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네트의 전세계적 이용확산 추세와 더불어 이를 위 한전용단말기의 부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최근 움직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네트워크 컴퓨터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인터네트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선사 "자바"의 채용여부를 놓고오랫동안 부심하다가 급기야 이를 채택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일련의 대대적인 인터네트 관련사업전략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8월 윈도95의 판매와 동시에 개시한 온라인 서비스인 MSN을 인터네트에대항하는 독자서비스가 아닌 인터네트접속 서비스의 하나로 전환하는 한편내년의 연구개발예산을 인터네트 관련사업에 집중투입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인터네트 전용단말기 등의 응용기기 등장으로 기존 PC시장에 커다 란변화가 올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국내업체들은 이같은 세계 PC산업의 환경변화를 감안、 네트워크 컴퓨터 및 인터네트 응용기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기존 PC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적어도저가형 PC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할 가능성은 큰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분산처리형 시스템의 등장시 그 미래에 대해 논란이 많았던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