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한해가 또 저물었다.
국내 전자.정보산업계는 세계화의 밑그림 그리기、 정보통신산업의 경쟁기반구축 네트워크시대의 도래、 다매체.다채널시대의 개막、 기업 매수.합 병(M&A)의 가속화 등으로 분주한 한해를 보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정보산업은 정계는 물론 경제계를 강타한 비자금 회오 리와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으로 가속화하고 있는 개혁과 개방의 내우외 환속에서도 기대이상의 알찬 수확을 거둬 경제를 견인하는 으뜸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졌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부품.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이 효자노 릇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부문은 올해 전년대비 80%나 늘어난 2백20달러를 수출、 전자산업 전체의 50%에 육박하는 초호황을 누렸다.
올해 전자업계의 해외투자가 개별품목을 생산하는 단위공장에서 탈피、 종합가전 또는 복합화 단지로 가닥을 잡은 것은 세계화의 대세를 바로 파악해 경쟁력강화를 통한 수출확대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혁의 목표도 국가와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개혁은 잘못된관행과 구습에서 탈피해 국가시스템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자는 데 있다. 돌아보면 올해는 정보통신산업 구조조정의 기초를 닦은 한해로 기록될 것이다. 정보화촉진법을 제정、 정보통신산업의 구조고도화 기반을 마련했으며제2이동통신 사업자의 탄생과 신규 기간통신사업자 선정계획 발표는 경쟁체제로의 전환을 알리는 서곡에 해당한다. 내년부터는 시외전화를 비롯해 통신 서비스사업의 본격적인 경쟁환경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인터네트의 열풍도 대단했다. 네트워크시대의 도래를 실감한 한해였다. 인 터네트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3천만명 이상이 이용할 정도로 가입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기회의 바다"로서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통신.방송 복합위성인 무궁화호의 발사도 우여곡절끝에 수명 이 단축되긴 했으나 위성통신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무궁화위성 발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위성이 전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첨단통신및 위성방송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영공을 우주공간으로 까지 확대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케이블TV와 4대도시 지역민방의 출범으로 다매체.다채널시대의 문을 연 것도빼놓을 수 없는 변화중의 하나이다. 케이블TV는 전송망설치 미비 등에 따 른가입저조로 방송 첫해 상당한 적자를 감수해야 했지만 뉴미디어가 안방까지침투한 한해였다.
전자.정보분야에서 M&A바람이 거셌던 것도 올해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해태그룹이지난해말 인켈에 이어 무선전화기 전문업체인 나우정밀을 인수하는기세를 올렸으며 한솔그룹은 부품업체인 한국마벨、 모뎀업체인 한화통신 、멀티미디어업체인 옥소리를 차례로 인수해 정보통신부문으로 발을 넓혔다.
현대전자.삼성전자.LG전자등 전자3사도 차례로 미 HDD업체인 맥스터사、 컴퓨터업체인 AST사、 가전사의 마지막 보루인 제니스사를 각각 인수、 성가를 높였다. 세계는 변한다. 사회도 변한다. 고객의 취향도 변한다. 업종도 명멸한다.
따라서기업도 변해야 산다. 변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되게 마련이다. 세계의 유명기업들이 동병상연에서 벗어나 오월동주를 서슴없이 추구할 정도로 전략 적 기술동맹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도 바로 낙오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 다. 앞으로 개방화추세는 WTO의 활동강화로 더욱 가속화할 게 분명하다. 아직까지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심리적인 위축으로 인해 싸워보지도 않고 내수시장을 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짙은 두려움이 엄습해 오고 있다. 이제부터는경쟁력의 우열을 가리는 살벌한 게임이 곳곳에서 벌어질 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같은 개방화 추세를 수출활로를 여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국제시장 환경에서는 시시각각으 로변하는 경영요소를 어떻게 조합해 유리한 상황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경쟁력은 곧 선진국가를 담보하고 기업을 살찌우는 핵심이다. 경쟁력에서 뒤지는 나라는 결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다.
이제 우리 모두 95년에 축적한 에너지를 "미래로 세계로" 가는 필승전략을 짜는 데 활용해 21세기의 길목을 훤히 밝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