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지업계, 특허 분쟁 휘말릴 듯

미국 전지업계가 신제품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특허분쟁이 일어날 조짐을보이고 있다.

지난달 14일 세계적인 전지 제조업체인 미국 듀라셀과 에버레디는 각각 신제품을 발표했다.

두 회사의 신제품은 그러나 내장된 스위치를 켜 전지 표면에 부착된 지시계에 전지의 남은 용량을 표시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한제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은 미국 특허.상표청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특허.상표청은 지난 91년 5월 스트래티직 일렉트로닉스에 인정한 특허와 동일한 개념의 아이디어에 대해 같은해 10월 코닥에도 특허를 부여했다는것.

양사에 대한 특허 인정은 서로 다른 심사부서에서 이뤄져 특허 부여 사실을몰랐다.

이에 따라 듀라셀은 코닥으로부터, 에버레디는 스트래티직으로부터 각각특허 사용권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신제품을 발표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이들 중 어느 한 업체의 신제품은 크로스 라이선스 등 특별한 조치가취해지지 않는 한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동일한 특허권이 두 업체에 부여될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한 업체의 특허권은 소송 과정을 통해 취소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해당 업체와 특허권 사용계약을 체결한 업체도 무권리자가 돼 정당한 특허권을 가진 업체로부터 특허사용 중단과 함께 손해 배상을 요구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듀라셀과 에버레디 양사는 모두 특허침해 소송에 휘말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올 봄에 신제품 출하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특허 분쟁이 야기된다 해도 판정이 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것이일반적 관행이라 그때까지 기다리다간 상대방 회사가 제품 판매에 선수를 칠경우 시장을 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술 전쟁의 시대에서 특허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는 이번 일이어떻게 결말날지 주목된다.

<오세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