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게임기시장 64비트.32비트 신구격돌

올해 비디오 게임기에서 최대 관심사는 역시 닌텐도가 시장 석권의 야심작으로 내놓을 64비트 게임기 "닌텐도64"의 성공여부다. 두차례의 연기를 거쳐일본시장내 판매개시일이 오는 4월 21일로 확정된 닌텐도64는 64비트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 고속.고화질을 장점으로 한다. 그러나 시장상황은 만만치 않다.

닌텐도64의 경합제품이 될 32비트 게임기가 지난 한해 줄곧 호조를 보인결과, 이제는 무시못할 지분을 확보한 세력가가 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동양경제"지는 최근호에서 96년도에 선풍을 일으킬 회사중 하나로 닌텐도를지목했다. 그 근거는 역시 닌텐도64다. 현재 일본 게임기시장은 크게 나눠두개의 진영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을 띠고 있다. 하나는 닌텐도의 16비트게임기 "슈퍼 패미컴"과 그 소프트웨어이고 또 다른쪽은 32비트 게임기 진영으로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SCE)의 "플레이 스테이션"과 세가의 "세가새턴"등 2개종과 그 소프트웨어다.

지난 94년 말에 등장한 세가 새턴과 플레이 스테이션은 이미 그 누계출하대수가 각각 2백만대를 넘어섰다. 이중 실제 판매대수는 70~80%선으로 추정된다. 양 제품용 소프트웨어도 각각 5,6종 정도가 큰 인기를 끌며 슈퍼 패미컴용을 위협하고 있다.

게임기분야의 신규 참여업체인 SCE와 세가가 성공한 데는 세가지 이유가있다. 우선 하드웨어 성능이 향상, 게임센터(오락실)에서 인기높은 3차원 컴퓨터그래픽 게임 소프트웨어의 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둘째는 소프트웨어매체를 저가의 CD롬으로 바꿔 소량생산과 추가발주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셋째로 유통을 일원화, 소매점이 만족할 만한 이익을확보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저가화도 실현했다는 점이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 연말에도 32비트의 강세는 지속됐다. 또 이 추세는 올전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닌텐도의 64비트 게임기가 시장에 나오게 된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선 낙관론이 월등히 앞선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3백만대는 무난히팔린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슈퍼 마리오" "슈퍼 동키콩"을 가진 닌텐도는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관련업체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다는 게 그 이유다. 일례로 일본에서 인기가가장 높은 게임장르 롤플레잉게임에서 최대의 점유율을 가진 스퀘어는 닌텐도에만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업계의 낙관론이 적중하면 닌텐도64의 판매개시와 동시에 대항진영인 32비트게임기의 기세는 당연히 꺾이게 된다. 게다가 소프트웨어에서도 우위에 서면이전의 16비트 게임기에서처럼 닌텐도는 오락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도 있다. 우선 16비트 게임기시대와는 달리 경합제품인세가 새턴과 플레이 스테이션이 무시못할 정도로 커버렸고 상승세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또 닌텐도64의 발매시기가 두차례 연기된 전력도 다소 걸리는 문제다. 이전에도 닌텐도는 성공을 보장할 만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없을 때는 하드웨어의 판매를 늦춰왔다. 64비트 게임기에서도 하드웨어를 개발해 놓고 소프트웨어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판매시기를 지난해 말과 올 4월로 거듭 연기했다. 4월로 결정된 발매시기가 다시 연기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게임은 소프트웨어가 생명이다. 이 철칙을 지켜나가는 한 닌텐도64의 성공률은높다. 그러나 이것은 32비트 게임기에도 해당된다. 64비트 게임기가 등장하는 4월이후로 예상되는 3파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