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열되는 통신사업권 각축전

오는 6월에 선정될 신규 통신사업권을 놓고 최근들어 국내 재벌그룹들과상당수의 중견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참여를 선언하고 있다. 여기에 사업추진을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무려 2천개사에 달하는 크고작은 기업들이 이번 신규 통신사업자 획득 경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이에 따라 지난 92년 제2이동전화사업권 경쟁에 이어 또 한차례 재계를 뒤흔들어 놓을 정도의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신규 통신사업자 선정을 6개월정도 앞둔 현시점에서 참여희망 업체들의 사업권 획득을 위한 의지와 각오는 실로 대단하다. 재계는 무려 30개의 사업권에대한 참여기업을 선정하는 관계로 이번이 통신서비스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 진출을 계기로 정보통신사업에 발을 들여 놓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까지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마저 팽배해지고 있다.

이제 정보통신산업은 이 분야에 진출한 기존 기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정보통신 사업은 여러 관련사업중 하나를 택일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사활과 직결되는 생존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전개될 정보사회에서는 모든 기업들이 관련분야에서 정보인프라를 얼마나 구축했느냐가 그 기업의 대외경쟁력과 직결될 것은 자명하다.

수많은 비정보통신 관련기업들이 너나할것없이 이번 신규 통신사업권 경쟁에뛰어들고 있는 것도 바로 여기에 기인한다.

이같은 맥락에서 정보통신 관련기업은 물론 여타 기업들도 올 상반기 안에선정될 신규 통신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철저한 준비와 함께나름대로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신규사업권 참여업체의 폭증현상과 정부의 사업자 선정방식으로 인해적격자를 선정하는 데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선 정부가 1차 기술심사에 이어 2차 심사에서는 일시출연금 상한액을 제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첨제로 선정하기로 방침을 결정함에 따라 신규사업권참여업체마다 엄청난 투자비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개인휴대통신(PCS)이나국제전화분야의 참여를 선언하는 등 "상향지원"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이다.

상당수의 참여기업들은 정부의 사업자 선정방식이 일정액의 일시출연금만내면 되는 추천제로 확정된 상황에서 지역사업권보다는 전국사업권에、 비인기서비스보다는 향후 엄청난 장세를 형성할 노른자 서비스에 더 매력을 느끼고있는 것이다. 해당기업에 가장 적합한 통신서비스가 무엇인지는 차치하고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식이다.

이같은 재계의 첨예한 사업참여 경쟁으로 신규 통신사업권에 걸맞는 적격업체를 선정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정부의 신규 사업권자 선정이 오는 98년으로 예정된 기본통신시장 개방에 대처하기 위한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첨제 방식의 사업자 선정이 얼마나 시장개방에대처할 수 있을지도 의문시되고 있다.

재계가 통신사업권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관계로 결과적으로 이로 인한 국력낭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각 기업들은 철저한 시장분석과 함께 자사의 기업규모에 맞는 통신서비스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차원에서도 이번 신규사업자 선정에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는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해 우수한 업체가 선정될수있는 장치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