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
정부가 오는 6월 허가할 주파수공용통신(TRS) 9개 지역사업자 선정과 관련、3백80MHz대역 기술방식을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3백80MHz대역 기술방식 채택을 세계적으로 시스템 개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디지털방식으로 최종 확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LG정보통신.국제전자 등 국내 통신장비업체들과 이 분야의 지역사업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두원그룹을 비롯해 임광토건.태일정밀.선진.내외반도체.세방 등도 정부의 디지털서비스 개시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마디로 디지털방식이 아니라 아날로그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지역사업 희망업체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이들 업체들이 한결같이 3백80MHz대역 디지털TRS 기술방식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것은이 대역 디지털 TRS시스템의 개발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기때문이다.
미국의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모토롤러사를 비롯해 에릭슨US사、 지오텍 커뮤니케이션사 등의 선진국의 업체들이 세계공통의 8백MHz대역 디지털TRS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반면、 3백80MHz대역의 시스템 개발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들 외국업체들은 따라서 현재 한국통신기술협회(TTA)가 추진하고 있는 3백80MHz 및 8백MHz대역의 디지털 TRS단일 표준화 추진이 사업 참여를 가로막는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오는 5월까지 양대역의 기술기준을 단일표준화해도 현재 국내표준화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 외국 3사들이 경제성을 이유로 3백80MHz대역의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는다면 사업권을 획득하고도 서비스를 개시할수없는 관계로、 지역 TRS사업권을 획득해도 이 대역의 장비가 없어 사업화에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역사업 참여 희망업체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설사 3백80MHz대역의 디지털 TRS시스템이 개발、 공급된다고 해도 초기 개발비 등을 환수키 위해 단말기 가격이 8백MHz대역보다 최소 2배이상 될 것으로 전망、 한국TRS와 제2전국사업자와 시장경쟁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전국 사업자와 지역사업자간에 서비스 개시일정이 차이가 나는 것도 지역사업희망업체들의 불만 요인이다. 전국사업자의 경우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상용서비스에 나설 수 있는데 비해、 지역사업자들은 이들 전국사업자들보다적어도 1년에서 2년이상 기다려야만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는 2000년까지 약 40만명으로 예상되는 TRS서비스 가입자 시장을 놓고이들 전국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대부분 확보하고 난 뒤 지역사업자들이 사업에참여하면 사업성이 전혀 없는 셈이다.
지역희망업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정부의 방침은 아직까지 "절대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이동전화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주파수 부족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아날로그방식보다 최소 4배의 주파수 효율이높은 디지털방식이 적격인데다 국내 업체들의 기술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확고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같은 기술방식에 대한 논란은 당장은 수면 아래에 잠재하다 지역사업자를 선정한 뒤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수도권지역의 경우 사업성이 오히려 전국사업자보다 월등히 나은데다 정부가사업자를 허가한 뒤 시스템개발이 불가능하면 아날로그방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토록 방침을 변경해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지역 사업자를 선정한뒤 이같은 기술적인 문제로 사업화에 난항을 겪을 경우 정부도 그 책임을져야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김위년기자>